[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지적장애선수단 “우리도 할 수 있게 응원해주세요”

입력 2013-01-29 22:29


지구촌 지적장애인 스포츠의 최대 축제인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이 마침내 막을 올렸다.

2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용평돔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106개국 3014명의 선수단은 ‘투게더 위 캔(Together We Can)’이라는 슬로건 아래 공존과 화합을 외쳤다.

개막식의 첫 순서는 선수단 입장. 알파벳 순서로 진행된 선수단 입장 퍼레이드에서 아프가니스탄 선수단이 가장 먼저 나왔다. 스페셜올림픽은 올림픽이나 패럴림픽과 달리 국가대항전의 의미가 적기 때문에 선수단이 각 나라를 상징하는 국기를 들고 입장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247명으로 최대 인원을 내보낸 한국 선수단은 가장 마지막으로 입장, 다른 선수단과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개막을 알리는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대회 개최국 한국의 국기 게양과 국가 제창이 이어졌다. 지적장애인 가수 박모세가 애국가를 열창한 뒤 스페셜올림픽국제기구(SOI)의 티머시 슈라이버 회장과 이명박 대통령이 함께 평창 스페셜올림픽의 개회를 선언했다. 나경원 평창 스페셜올림픽 조직위원장은 환영사에서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 이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지적장애인이 세계 어느 곳에서 태어나고 살아가든지 모두 행복하고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우리 함께 하자”고 덧붙였다.

이날 개막식에는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영웅인 아웅산 수치 여사를 비롯해 조이스 반다 말라위 대통령, ‘피겨 여왕’ 김연아, 중국의 농구 영웅 야오밍 등 전세계 VIP들이 참석해 대회 성공을 기원했다. 특히 수치 여사와 김연아는 지적장애인과 함께 단상에 올라 ‘서로의 꿈’에 대해 이야기해 관중의 박수를 받았다.

아테네에서 채화돼 전국 2500㎞를 돌아온 성화가 용평돔에 입장하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겨울에는 스노보딩 선수로, 여름에는 인라인 스케이트 보조 교사로 일하고 있는 지적장애인 황석일(24)이 무대 위에서 나타난 큐빅을 밟고 성화대에 올라 희망과 꿈을 상징하는 성화를 밝혔다.

이날 개막식 공연은 순수한 영혼을 지닌 스노맨의 아프고 아름다운 스토리를 담았다. 지적장애인을 상징하는 스노맨이 어머니의 사랑으로 세상의 편견을 극복하고 비장애인과 대등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피겨 유망주인 감강찬(18·휘문고)이 스노맨으로 분장해 지적장애인의 좌절과 극복을 표현해 박수를 받았다.

이어 가수 이적이 이병우 개막식 총감독의 기타 반주에 맞춰 이번 대회의 주제가 ‘투게더 위 캔’을 선창하고 지적장애인 합창단이 나타나 이적의 목소리를 이어받았다. 그리고 용평돔 안에 들어찬 모든 선수와 관중들이 사물놀이와 함께 ‘아리랑’을 부르면서 대미를 장식했다.

평창=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