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금융 수수료 바가지 극심… 3월부터 폐지 후 금리 반영키로
입력 2013-01-29 18:17
자동차금융(할부·대출상품)을 취급하는 금융회사들이 금리가 싸다며 소비자를 유인한 뒤 실제로는 비싼 수수료를 붙여 ‘바가지’를 씌워온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오는 3월부터 별도의 취급수수료를 없애고 금리에 반영하도록 했다.
금융감독원은 29일 자동차금융 현황을 분석한 제2호 금융소비자 보고서를 발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간 약 120만명이 이용하는 자동차금융은 상품구조와 수수료 체계가 복잡하다”며 “금융회사들은 이를 악용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금융은 차를 사거나 빌릴 때 부족한 돈을 금융회사에서 조달하는 상품으로 여신전문금융회사와 일부 은행이 취급한다. 자동차금융 시장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33조3000억원 규모다. 여신회사가 98.5%(32조8000억원)를 차지한다.
금감원 조사 결과 자동차대출(오토론)의 금융회사별 대출금리는 신용 5등급 기준으로 연 4.6%에서 연 13.9%까지 천차만별이었다. 1000만원을 빌렸을 때 이자만 최대 연 93만원(9.3%) 차이가 난다.
평균 대출금리는 금융업종별로 여신회사(연 8.9∼9.5%)가 은행(연 5.4∼8.3%)보다 높았다. 아주캐피탈이 연 9.5%로 최고였고, 신한은행이 연 5.4%로 최저였다.
여신회사만 취급하는 자동차 할부금융은 신용 5등급인 사람이 이용할 때 평균 금리가 연 5.1∼10.2%였다.
중고차 금융상품의 금리는 연 20%를 넘길 정도로 높게 나타났다. 여신회사는 대출금리가 17.5∼24.5%, 할부금리가 17.3∼25.6%였다. 은행은 평균 대출금리가 6.7%다.
금융회사들은 계약 당시 설명과 달리 과도한 중도상환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별도의 취급수수료를 얹어 받았다. 금융회사 직원들은 회사로부터 대가를 받고 소비자에게는 고금리 상품을 저금리인 것처럼 속여 팔기도 했다.
금감원은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수수료를 없애고 기존 대출상품 금리는 취급수수료를 포함해 공개하도록 했다. 여신회사별 금리는 여신협회 홈페이지(www.crefia.or.kr)에서 볼 수 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