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숭이 우주로 보냈다” 로켓실험 성공 주장… 구체내용 안밝혀 진위 논란
입력 2013-01-29 18:05
이란 정부가 원숭이를 태운 로켓을 우주로 발사해 무사 귀환시켰다고 28일(현지시간) 발표해 실제 성공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란 국방부 산하 항공우주국은 성명을 내고 “캡슐에 넣은 원숭이를 싣고 로켓이 성공적으로 발사됐으며, (원숭이를) 예정된 시간에 온전한 상태로 다시 지상에서 되찾았다”고 밝혔다. 실험 성공이 사실이라면 페르시아어로 개척자란 뜻의 ‘피시감’ 로켓에 탑승한 원숭이는 120㎞ 고도에서 준궤도 비행을 마친 뒤 살아서 돌아온 것이다.
이란 당국은 원숭이 프로젝트가 2020년을 목표로 추진되는 유인 우주선 발사 계획에 대한 커다란 진전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란 국영 방송들은 조끼를 입고 벨트에 묶여 캡슐 안에 태워진 원숭이의 모습을 일제히 내보냈다.
하지만 이란 우주국이 실험 성공 사실 이외에 발사 날짜와 장소 등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지 않아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주변 아랍 국가들도 이란의 로켓 발사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미국 국무부는 실험 실시 여부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유엔 결의안 위반으로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방 국가들은 이란의 우주개발 계획이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위한 것이며 기술을 북한과도 공유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프랑스 전략연구재단은 로이터 통신에 “이번 실험은 2000㎏의 위성을 탑재한 수준으로 탄두를 장착하고 시속 4828㎞로 날아가는 미사일의 운용 능력과 같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2010년 생명 유지 장치를 장착한 캡슐에 생쥐와 거북, 곤충 등을 실어 우주로 보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듬해 원숭이를 태운 ‘카보시가르(탐험가)’ 5호 로켓 발사는 실패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