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낡은 옷이 ‘튜브톱 드레스’로… 한복 리폼 이렇게

입력 2013-01-29 17:31

한복놀이단 김소현 부단장은 “집에 색상이나 무늬, 디자인 등이 마음에 안들거나 사이즈가 맞지 않는 한복이 있다면 고쳐서 이번 명절에 입어보라”고 권했다. 한복도 리폼이 되나? 김 부단장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이 주최한 한복고쳐입기 이벤트에 회원 5명이 참가했는데, 정말 멋진 한복을 얻게 됐다”면서 한복의 또 다른 얼굴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kcdf는 지난 25일 문화역 서울 284 RTO 공연장에서 ‘한복 디자인 경연대회’ 출품작과 리폼한 한복을 소개하는 패션쇼 등 ‘한복 디자인을 만나다’ 행사를 펼쳤다.

김 부단장은 친구에게서 얻은 한복을 리폼했다. 사이즈도 안 맞고 색깔이 잘 어울리지 않았던 한복을 한복디자이너 황선태씨가 나서서 노랑 치마에 톤다운 된 노란색 감을 덧씌워 세련된 색상으로 바꿨고, 위는 저고리 대신 검정색 볼레로를 맞춰 파티 웨어로도 모자람이 없도록 했다. 엄마의 오래 된 한복을 내놓은 최민정 세종 지부장의 리폼도 맡은 황씨는 “너무 오래 돼 원단이 많이 상해서 저고리는 버리고, 치마는 속감으로 활용해 튜브톱 드레스로 만들었다고 했다. 치마와 같은 색으로 말기를 넓게 넣고 자수를 놓아 화려한 드레스로 변신시켰다.

황자람 홍보팀장은 이모가 엄마에게 선물한 노란색 한복을, 조혜정씨는 새로 맞췄지만 너무 노티가 나 고민이었던 한복을 고쳤다. 두 사람의 리폼을 담당한 이민향 한복디자이너는 원형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한복의 미를 극대화시켰다. 팀장의 한복은 치마 아래쪽에 넓게 손으로 그린 그림이 들어 있었는데, 색감이 촌스러웠다. 이씨는 비슷한 색감의 원단으로 주름을 많이 잡아 풍성한 치마를 만든 다음 원래 치마를 잘라 그 위에 덧붙여 세로무늬가 들어간 것처럼 했다. 이때 안과 바깥을 뒤집어 무늬의 색감을 톤다운 시켜 세련미를 살렸다. 저고리는 녹색원단으로 새로 만들면서 왼쪽 가슴 부분에 치마 원단을 덧대 치마와의 연결성을 강조했다.

조씨의 한복도 저고리는 새로 만들었다. 이씨는 “원래 저고리의 무늬만 오려내 새로 만든 저고리에 포인트로 붙였고, 치마는 속에 은박이 화려한 원단을 풍성하게 넣어 바람이 불면 겉옷이 나부끼면서 안의 치마가 드러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씨의 리폼 방법은 치마 품이 작거나 길이가 짧을 때 활용할 만하다.

황씨는 “몸이 많이 불어나 저고리가 작게 느껴진다면 배자를 덧입고, 치마가 짧다면 안감을 길게 넣은 스란단 치마로 만들어 입으라”고 아이디어를 줬다. 어렸을 때 입던 한복은 치마 말기를 넓게 하고 스커트는 좀 짧게 미니원피스를 만들어 입어도 멋스럽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