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제 자랑거리는 가정을 지킨 것… 결혼의 목적은 행복이 아닌 거룩이거든요”

입력 2013-01-29 17:38


저자와의 만남

‘나를 살리는 회개’ 펴낸 김양재 목사


우리들교회 김양재(62) 목사는 국내 대표적인 목회자 출신 베스트셀러 작가다. 2002년 ‘날마다 큐티하는 여자’(홍성사)에 이어 최근의 ‘나를 살리는 회개’(두란노)에 이르기까지 14권의 책을 출간했고 대부분 기독부문 베스트셀러가 됐다. ‘날마다…’를 제외하면 모두 두란노에서 출간됐다.

‘이야기로 풀어가는 스토리텔링 큐티 안내서’란 부제가 붙은 ‘날마다…’는 최근 출간 10주년 만에 10만부가 넘어섰다. 책의 유통기한이 극히 짧아진 가운데 이 책은 스테디셀러로 굳건하게 자리 잡았다. 마태복음 큐티 노트집인 ‘나를 살리는 회개’도 지난해 말 출간 이후 교보문고 기독 주간 베스트 3위(28일 현재)에 오르는 등 선전하고 있다.

김 목사의 책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 안에 진솔한 자기 고백이 있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하나님을 만나고야 말겠다는 강한 사모함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가 2002년 10월 자신의 아파트에서 13가정과 함께 개척한 우리들교회는 ‘목욕탕교회’다. 모두가 발가벗고 서로의 때를 밀어준다. 큐티와 말씀을 통해 거듭난 남편은 아내와 공동체 앞에서 바람피운 것을 공개 회개한다. 그런 남편을 눈물로 기다린 아내도 간증한다. 부도·가출·자녀문제 등 모두에게 있는 약함을 내어놓는다. 우리들교회는 고백의 공동체가 됐고 가정을 회복하기 위해 고민한 수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찾았다. 현재 우리들교회는 출석 7000여명의 대교회가 됐다.

우리들교회가 고백의 공동체가 된 것은 김 목사가 먼저 모든 것을 오픈하기 때문. 유교적 전통이 강했던 시댁에서 김 목사는 질식할 것 같은 삶을 살았다. 남편으로부터 무시를 당했다. 자살도 수없이 생각했고 가출도 감행했다. 37세에 남편이 간암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어려움은 지속됐다. 그때 말씀을 붙잡았다. 매일 묵상했다. 말씀만이 살아갈 힘이었다. 말씀을 통해 삶을 해석했다. 마음의 혁신이 이뤄졌다. 구속사적으로 삶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말씀이 교과서가 되고, 성령이 스승 되며, 환란이 주제가 되다 보니 고통스런 가정생활이 섭리임을 깨달았다. 그것은 기적이었다. 김 목사는 자신이 깨달은 말씀을 나누기 시작했다. 오는 사람마다 절망에서 소망을 발견하며 살아나는 역사가 일어났다.

김 목사의 책은 모두가 그런 약함의 ‘약재료’를 통해서 쓰인 것이다. 그래서 살아 있다. 생생하며 공감이 된다. 문제 제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회복의 길이 제시되어 있다. 최근 경기도 분당의 사무실에서 만난 김 목사는 ‘결혼의 목적은 행복이 아니라 거룩’이라고 말했다. ‘나를 살리는 회개’는 마태복음 19장부터 시작된다.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는 것이 핵심구절이다.

“사람들은 행복하기 위해 결혼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결혼의 진짜 목적은 행복이 아니라 거룩입니다. 행복하려고 사는 것이 아니라 거룩하기 위해서 사는 것이라고요. 나의 예배 회복을 위해 힘든 남편과 자녀들이 수고를 하는 것입니다. 거룩을 목적으로 살면 이혼할 수 없습니다. 사탄이 자꾸 속삭입니다. 자꾸 ‘이래서 못 살고, 저래서 못 살고…’라는 구실을 붙이는 것입니다.”

김 목사는 자기 인생에서 가장 자랑하고 싶은 것은 가정을 유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많은 이혼과 자살 충동을 느꼈지만 결국 가정을 지켰단다.

“정말 모든 어려움을 뛰어넘어 가정을 깨지 않은 제가 스스로 너무 기특해 저에게 노벨상이라도 주고 싶다니까요. 그동안 공부하고 피아노 치기 위해 노력한 것과 비교하면 가정을 지키기 위해선 조금 과장해서 천만배 이상 노력이 필요했답니다. 결혼의 목적을 행복으로 뒀다면 결코 지키지 못했을 겁니다. 그러나 힘든 남편, 어려운 시집살이 등이 모두 나를 거룩하게 하기 위해 단련시키는 약재료였습니다.”

김 목사는 서울예고와 서울대 피아노과를 졸업했고 의사와 결혼했다. 외모도 기품 있는 왕비와 같다. ‘강남 아줌마’의 전형과 같은 김 목사가 낱낱이 자신의 날것 그대로를 오픈하자 성도들 역시 마음을 쉽게 연다. 고백의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이다.

김 목사는 30세에 주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다. 이후 그가 평생 했던 것은 회개였다. “정말 30여년을 한결같이 마르지 않는 샘처럼 회개의 역사가 지속됐습니다. 성경을 깊이 묵상하다 보니 모든 것이 나의 이야기로 귀결되더라고요. 내 안에 선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모든 면에서 회개가 나옵니다. 지금도 매일 회개합니다. 예수님만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요한계시록 22장 14절에 “자기 두루마기를 빠는 자들은 복이 있으니…”란 구절이 나온다. 김 목사는 이 말씀을 인용하면서 자기 더러움을 알고 두루마기를 빨기 위해서는 수치를 드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두루마기를 빠는 것이 회개다. 회개를 통해서만 구원을 얻을 수 있고, 회복될 수 있다. 더러워진 두루마기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만 빨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이 내게 뚫고 들어와야 내 안에 선한 것이 없다고 고백할 수 있다.

큐티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날마다 큐티하는 여자’를 꼼꼼히 읽어볼 필요가 있다. 어떻게 큐티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모범 답안이 들어 있다. 김 목사에 따르면 큐티는 말씀을 구속사적으로 차례대로 씹어 먹는 것이다. “구속사적으로 성경을 보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성경의 수많은 이야기를 늘 나의 이야기, 주님이 나를 위해 죽으신 이야기로 볼 때에 삶의 적용점이 나옵니다.”

다시 거룩으로 돌아갔다. 김 목사는 한 인간이 거룩하게 됐다는 것은 완전히 구별된 인생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피조물된 인간은 거룩함을 추구하면서 하나님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아야 한다고도 했다. 하나님의 선하심을 맛보고, 알기 위해서는 이사야서 43장 말씀처럼 불속과 물속에 들어가야 한다. “정말 하나님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기 바랍니다. 그 맛을 보기 위해서는 깊숙하게 들어가야 합니다. 지금 불속과 물속을 통과하고 있다면 기뻐하십시오. 다시 강조합니다. 결혼의 목적은 행복이 아니라 거룩입니다.”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