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지훈련 수요 느는데 인프라 구축 소홀
입력 2013-01-28 19:47
각종 스포츠 전지훈련지로 각광받던 제주도가 훈련팀 유치에 빨간불이 켜졌다. 청정 자연환경만을 믿고 훈련을 위한 인프라 개선에 소홀히 했던 게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제주도는 동계전지훈련 기간인 지난해 11월부터 오는 3월까지 6만9000여명(제주시 3만6000명, 서귀포시 3만3000명)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현재까지 목표의 절반에도 못 미친 3만명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기준 도내 체육시설 현황은 육상경기장 12곳, 축구장 16곳, 야구장 2곳, 테니스장 5곳, 수영장 2곳 등으로 나타났다. 2010년과 비교할 때 고작 축구장 1곳(삼양구장)만 추가된 상태다.
전지훈련 선수단은 국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비용을 들여 제주를 찾은 만큼 보다 강도 높은 훈련량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서귀포를 찾은 축구팀들은 하루 1차례밖에 훈련할 수 없는 실정이다. 운동장 1면당 4개팀이 배정되기 때문이다. 야구·수영 등 다른 종목들과 비슷한 상황이다. 따라서 전지훈련팀의 수요에 맞는 경기장 확충과 항공료를 비롯한 훈련경비 절감 등 각종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서귀포시 관계자는 “악천후에 훈련해야 하는 대규모 체육관과 헬스장, 실내연습시설 등도 턱없이 부족하지만 예산부족으로 시설확충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학 축구팀 감독은 “서귀포는 기후조건이 좋고 다양하게 연습경기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훈련시설이 포화상태고 물가도 비싸 불만스럽다”고 말했다.
제주도의 동계전지훈련 유치실적은 2009년 4만7662명, 2010년 6만149명, 2011년 6만6077명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여 왔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