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장에 선출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소통과 화합, 축구계 대통합 이뤄낼 것”

입력 2013-01-29 00:55

“소통과 화합을 통해 축구계 대통합을 이루겠습니다.”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에 선출된 정몽규(51)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분열된 축구계의 화합을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28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뽑는 2차 결선 투표에 참가한 전체 대의원 24명 중 15표를 얻어 9표에 그친 허승표(67) 피플웍스 회장을 제치고 당선됐다.

1차 투표에서 7표를 얻어 허 후보(8표)에게 1표 뒤졌지만 2차 투표에서 역전에 성공한 정 회장은 “(대의원들에게) 진심이 전달된 것 같다”며 “세 후보와 함께 지혜를 모으고 축구 발전을 위해 계속 화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야권, 여권 이런 구분을 하지 않는다. 어느 분이든 축구 발전을 위해 좋은 아이디어를 내면 포용하겠다”며 축구계 야권 성향의 인물을 포섭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회장은 1차 투표에서 각각 6표와 3표에 그친 김석한 전 중등연맹 회장과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을 제치고 2위로 결선 투표에 올랐다. 2차 투표에서 정 회장은 김 회장과 윤 의원에게 향한 9표 중 8표를 얻었다. 축구인들은 다소 보수적인 두 후보를 지지했던 표심이 야권 성향의 허 회장을 외면하고 여권 성향인 정 회장 쪽으로 쏠린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은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나 용산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그의 부친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동생으로 ‘포니 정’이라 불리는 정세영 전 현대자동차 회장이고 정 회장은 그의 1남2녀 중 장남이다.

울산 현대(94∼96년)와 전북 현대 다이노스(97∼99년) 구단주를 거친 정 회장은 2000년 1월부터 부산 아이파크를 맡은 프로축구단 현역 최장수 구단주다. 정 회장은 2011년 1월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에 올라 사외이사 도입을 통한 폐쇄적인 이사회 구조 개편, K리그 승강제 도입 등의 성과를 냈다.

축구협회장에 출마하려고 총재직을 내려놓은 정 회장은 “구단주가 프로연맹 총재가 되는 전통을 이어가고 싶다. 스폰서 구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을 모시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축구대표팀의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과 스포츠 외교에도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