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 한겨울… “어닝쇼크 오나” 덜덜
입력 2013-01-28 22:35
철강시황 침체로 포스코 등 주요 철강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도 자동차·조선 수요 감소 및 원료값 상승으로 철강경기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예정된 포스코(29일)와 현대제철(31일)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는 ‘어닝쇼크’(시장 예상치보다 저조한 실적)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포스코 4분기 영업이익(개별 기준)은 시장 예상치인 5000억원대의 절반 수준인 3000억원대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유진투자증권 김경중 연구원은 “포스코 4분기 영업이익은 390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예상보다 국내가격 하락폭이 큰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의 4분기 영업이익도 전 분기보다 약 30% 줄어든 16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요 철강사들의 4분기 실적이 바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올해 철강시황 역시 지난해처럼 구조적인 공급과잉 속에 내수시장 회복 지연, 수출의 어려움, 수입재 공세 등 3중고에 시달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포스코경영연구소는 ‘2013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자동차 생산이 소비심리 위축으로 2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조선 건조량도 신규 수주 부진으로 줄어 철강 내수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이들 업종의 생산이 침체되면서 최근 냉연, 후판 등 판재류 수요는 약 10%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글로벌 철강 수요도 부진해 국내 철강사들이 수출 확대를 통해 내수 부진을 만회하는 것도 어렵고, 오히려 국내 시장이 값싼 중국산 제품의 공세에 계속 노출될 것으로 예상됐다.
원료값 상승도 복병이다. 인도산 철광석 단기 현물거래(스팟) 가격은 투기수요 증가 등으로 지난해 9월 초 t당 평균 94달러에서 이달 초 159.5달러까지 치솟았다. 산업용 전기요금도 최근 1년6개월간 27% 가까이 올랐다. 이 때문에 최근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1월 열연강판 유통가격을 t당 2만∼3만원가량 인상한 70만원대 중후반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철강사들이 일부 제품가격을 올려도 시황 침체가 계속될 경우 효과는 곧 한계에 이를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제품가격 인상이 비용 압박에 따른 것인 만큼 실적 회복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과거엔 침체가 이어지다가 시황이 반등하곤 했는데 이제는 전통적 사이클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철강협회는 올해 조강생산량이 지난해보다 2.6% 늘어난 7121만t, 철강재 생산량은 1.6% 증가한 7406만t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