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황홀] 기수의 노래(Song of the rider)
입력 2013-01-28 19:56
Cordoba
Far away, and lonely.
Full moon, black pony,
olive against my saddle.
Though I know all the roadways
I'll never get to Cordoba.
Through the breezes, through the valley,
red moon, black pony.
Death is looking at me
from the towers of Cordoba.
Ay, how long the road is!
Ay, my brave pony!
Ay, death is waiting for me,
before I get to Cordaba.
Cordoba.
Far away, and longly.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Federico Garcia Lorca 1898~1936)
코르도바.
멀고 고적한 그곳.
보름달, 검은 조랑말
배낭에는 올리브 몇 개
비록 나 길은 알아도
나 코르도바에 닿지 못하리.
평원 속으로, 바람 속으로,
붉은 달, 검은 조랑말.
죽음은 나를 바라보고 있으리
코르도바의 첨탑 위에서.
아, 멀고 먼 길이여!
아, 나의 용감한 말이여!
아, 죽음은 나를 기다리리
나 코르도바에 닿기 이전에.
코르도바.
멀고 외로운 그곳.
스페인 현대 시인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그의 시 중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시가 바로 ‘기수의 노래’(일명 코르도바)다. 이 시는 스페인어의 리듬감과 소리의 상징성 때문에 읽는 이의 목이 멘다고 하는 명편이다. Cordaba./Lejana y sola.
스페인어로 쓰인 시를 중남미 문학의 권위자인 미국 시인 로버트 블라이(Robert Bly)가 영역한 것이다. 코르도바는 안달루시아 깊은 산중에 있다는 꿈의 도시. 젊은 영혼이 그리워하면서도 도달할 수 없는 ‘먼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로르카는 스페인 내란 당시 파시스트인 팔랑헤 당원들에게 오렌지 숲 속에서 사살당했다. 20세기 최고의 음유시인으로 꼽히는 로르카의 에너지는 참으로 신선해서 ‘초신성(超新星)’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 시는 또한 얼마나 맑은가.
유독 오렌지를 좋아한 그는 ‘내가 죽거든 발코니의 창문을 활짝 열어다오/ 오렌지를 먹는 사내아이를 보고 싶다’(작별)고 노래하기도 했다. 도쿄의 하늘 밑에서 오렌지를 그리워했던 우리의 시인 이상(李箱)이 생각난다.
임순만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