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기독교-이슬람 ‘알라’ 갈등 고조

입력 2013-01-28 18:21

말레이시아에서 ‘알라(Allah)’라는 호칭을 놓고 기독교와 이슬람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28일 현지 영자신문 더스타에 따르면 최근 말레이시아 기독교연합과 교회협의회는 이슬람 유일신에만 ‘알라’ 호칭을 쓸 수 있다는 이슬람교계의 원칙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오래전부터 말레이어 성경에 하나님을 ‘알라’로 표기해 왔고 많은 비이슬람 주민들도 이 호칭을 사용하고 있으니 이슬람교계에서 이를 존중해 달라는 주장이었다. 알라는 신을 뜻하는 ‘일라흐(il?h)’에 정관사 ‘알(al)’이 붙은 ‘알일라흐’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다른 신에게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자 모슬렘 단체를 이끄는 국회의원 이브라힘 알리가 방송에서 “모든 이슬람교도는 기독교의 신을 알라로 표기한 성경을 모두 불태워야 한다”고 선동했다. 이에 몇몇 단체들이 페낭주에서 ‘성경 화형식’을 열겠다고 나서 긴장이 고조됐다.

현지 경찰이 엄중 대응을 경고한 가운데 지난 27일 화형식이 예정된 장소에는 아무도 모이지 않아 행사는 불발됐다.

말레이시아에선 2010년 쿠알라룸푸르 고등법원이 비이슬람교인도 알라 호칭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판결한 이후 일부 교회가 화염병 공격을 받는 등 종교 간 갈등이 촉발됐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