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 첫 방한… 朴 당선인과 1월 29일 회동
입력 2013-01-28 22:26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치(68) 여사가 28일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수치 여사는 오후 4시3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평창 동계 스폐셜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방한한 수치 여사는 29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만난다. 수치 여사 쪽에서 먼저 요청하고 박 당선인이 흔쾌히 수용했다고 한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두 여성 지도자는 개인적 친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치 여사는 박 당선인과 만나기 전에 청와대로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오후에는 평창으로 이동해 스폐셜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뒤 30일 올림픽 부대행사로 열리는 ‘글로벌 개발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국내외 각계 지도자 300여명이 참석하는 이 행사에선 지적장애인의 더 나은 삶을 위한 각종 현안이 논의된다.
수치 여사는 31일 광주를 찾아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광주인권상을 받는다. 그는 2004년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결정됐지만 가택연금 상태여서 실제 상을 받지 못했다. 다음 달 1일 출국하기 전 서울대에서 명예박사학위도 받는다. 이밖에 강창희 국회의장, 박원순 서울시장, 송영길 인천시장을 만나고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도 예방할 계획이다. 김 전 대통령은 생전에 수치 여사의 석방을 촉구했었다.
아울러 수치 여사는 한류스타와 만나는 일정을 잡아 눈길을 끌고 있다. 31일 오후 서울의 한 호텔에서 배우 안재욱 이영애씨 등 한류스타와 만찬을 함께한다. 방한 일정이 빡빡한 데도 불구하고 만들어진 이 자리는 수치 여사 측이 희망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치 여사는 안씨가 5세 때 죽은 오빠와 닮았다며 안씨가 나오는 드라마를 즐겨봤고 지난해에는 서로 선물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와 이씨는 TV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 ‘대장금’ 등이 미얀마에서 방영되며 한류스타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적인 인물의 방한답게 국빈급에 맞먹는 경호 인력이 투입된다. 코카콜라사(社)는 수치 여사의 스폐셜올림픽 방문을 위해 서울∼평창 간 전용기를 제공했다.
수치 여사는 1988년 8월 8월 이른바 ‘8888 민주화운동’을 계기로 민주화 운동에 투신해 독재정권에서 10년 넘게 가택연금 상태에 있었다. 연금이 풀린 뒤 야당을 이끌고 의회 보궐선거에 나서 선거 대상이었던 45석 가운데 43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