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우 스페셜올림픽 예술총감독 “자유로운 능력자 ‘스노우맨’이 모두가 행복한 세상 보여줄 것”

입력 2013-01-28 17:38

“지적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아름다움 화음을 조화롭게 엮어냄으로써 모두 행복해지는 세상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의 백미인 개·폐막식의 예술감독은 기타리스트이자 영화음악 작곡가로 유명한 이병우(48) 감독이 맡았다. 이 감독이 28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메인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비밀에 부쳐졌던 개막식 이야기를 살짝 공개했다.

‘드림코러스’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개막식에는 지적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대합창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연주와 춤이 펼쳐진다. 이 감독은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들, 인간이 성장해서 사랑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을 스토리로 풀어낼 예정이다. 이때 태어난 아이가 지적 장애인을 상징하는 ‘스노우맨’이다. 스노우맨은 친구와 다른 모습 때문에 왕따를 당하기도 하지만 얼음 위에서는 누구보다 자유로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음악을 만들어온 제게 스페셜올림픽조직위원회가 개·폐막식 예술 감독을 제안했을 땐 깜짝 놀랐습니다. 원래 제가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인데다 이런 뜻있는 대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서 맡게 됐습니다. 그런데, 조직위에서 개막식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처음 했을 때는 ‘판타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스노우맨 이야기를 다시 했더니 다들 좋아해 주셨습니다.”

이 감독은 재정이 부족한 스페셜올림픽을 위해 재능기부의 일환으로 그동안 자신이 작곡한 영화 ‘스캔들’ ‘해운대’ ‘호보비츠를 위하여’ ‘마리 이야기’ 등을 개·폐막식 음악으로 사용했다. 또한 그는 주제곡인 ‘투게더 위 캔(Together We Can)’의 작곡까지 맡았다. 희망적이고 힘찬 기존의 스포츠 축제 주제곡과 달리 서정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가수 이적이 보컬을 맡은 이 노래는 오케스트라 연주에 기타·파이프오르간 선율이 더해져 유려한 맛을 풍긴다.

“이번 주제가가 어둡고 우울하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대부분의 올림픽 주제가들이 힘있는 근육질이었다면 우리 주제가는 유연함을 나타냅니다. 사람들 사이의 짧지만 소중한 인연을 담고 싶었습니다. 이번 대회가 끝난 뒤에도 여운을 줬으면 합니다.”

평창=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