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고교끼리 ‘연합수업’ 3월 시범운영… 소수 선택과목·심화과목 학습 가능 장점

입력 2013-01-28 17:33

서울시교육청이 일반고 교육력 제고를 위해 3월부터 연합수업 제도를 시범운영한다. 연합수업은 인접한 학교들이 공통과정을 만들어 수업을 공유하는 제도로 학생들의 수업 선택권을 확대하는 효과가 예상된다.

28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의 중점공약과제 전담반(TF)은 ‘교육과정 클러스터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공약 이행안을 문 교육감에게 최종 보고했다. 교육과정 클러스터제는 권역별 거점학교가 과목을 개설하면 인접 학교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연합수업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A고 학생이 B고에서 ‘현대문학 감상과 이해’ 과목을 듣고, B고 학생은 A고에서 ‘영어청해’를 듣는 방식이다. 단일 학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소수학생의 희망교과나 심화학습 과정이 가능해지므로 학생들은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진로목표나 적성에 맞춰 다양한 선택과목을 배울 수 있게 된다.

문 교육감은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에 우수 학생이 집중되면서 대다수 일반고가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일반고의 교육력을 제고하는 내용의 ‘일반고 점프-업 프로젝트’를 공약으로 제시했었다. 특히 시설부족과 교사확보 문제로 충분한 교육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던 예체능계열 지망 학생들도 거점학교가 개설하는 특성화 교과를 통해 진로와 연계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소수 선택과목이나 심화 과목은 일반고에 개설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일부 학생들은 그동안 대입이나 진로 준비를 위해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고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서울에서 교육과정 클러스터제가 처음 시도되는 것은 아니다. 서대문구에 있는 한성고·중앙여고·인창고 등 3개 학교는 2009년 말부터 방과 후나 주말을 이용해 연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어는 논술과 독서토론, 수학은 수리논술, 과학은 화학 등 심화학습을 진행한다. 교과목 외에도 연극동아리를 함께 운영해 호응을 얻고 있다. 다만 연합수업에 참여하는 대상 학생이 각 학교의 학년별 성적 상위 10명으로 정해져 있어 수혜 대상이 제한적이었다. 경기도교육청도 지난해 5개 일반고를 대상으로 교육과정 클러스터제를 시범 도입했으며 올해는 이를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시교육청은 교육과정 클러스터제 외에도 교육과정 자율화, 직업교육과정 개설, 특성화 프로그램 지원 등 일반고의 교육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