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등경 위의 등불

입력 2013-01-28 17:14


마태복음 5장 14절~16절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하셨습니다. 빛은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제일 먼저 말씀하시고 만드신 것이니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임이 틀림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향해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신 것은 “나를 따르는 너희는 이 세상에 유익하고 꼭 필요한, 그래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라!”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촛불이나 연필, 지우개, 연탄과 같은 존재가 있습니다. 이들은 제 몸을 태우고, 깎고, 살점을 내주고, 재가 되도록 타오릅니다. 그러면서 주위를 위해 참으로 유익한 일을 합니다. 예수님 자신이 빛이 되셔서 십자가로 자신을 소멸하셨고, 자신이 아닌 다른 이들을 위해 빛을 밝히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위해 살지 않으셨습니다. 온전히 타자를 위한 존재 그 자체였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시면서 십자가에서 피 흘리심으로 우리의 죄를 닦아 주셨습니다. 이 세상을 환하게 밝히셨습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만일 교회가 자신을 배불리 하고 자신을 살찌우고 자신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것은 교회가 아닙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세상에 유익을 주는 존재이고,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여야 합니다. 자신만을 위한 교회는 더 이상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가 아닙니다.

오늘날 우리 한국 교회는 세상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습니다. 비판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비난과 욕입니다. 저들은 기독교를 너무 한다 싶을 정도로 공격합니다. 물론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저들을 무시하거나 변증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먼저 바라보아야 합니다. 몇 년 전에 신학자 하비 콕스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그는 “예수의 정체성을 지니고 있던 기독교가 로마제국의 종교가 되면서 제국주의에 삼켜졌다”라고 말했습니다. 예수님의 사랑과 희생은 간 데 없고 무력으로 모든 것을 공격하고 제압하면서 실질적으로는 제국주의의 모습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기독교가 130년 전 한국에 들어왔을 때, 기독교는 성경의 초대교회와도 같았습니다. 순수했고 영적이었습니다. 기독교인은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기쁨으로 살다 죽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조선 땅의 기독교는 불길처럼 일어났고 민중으로부터 칭찬과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기독교는 엄청난 비판과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우리 기독교 안에 예수님이 없기 때문입니다. 계셔야 할 예수님이 없고 대신 성공주의, 제국주의, 물질주의, 바리새주의, 세속주의, 권력지상주의 등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성찰하고 회개해야 합니다. 우리가 양초가 되고, 지우개가 되어 진정 이웃을 위해 존재하다가 사라질 때 예수님의 제자로 세워질 것입니다.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이루어지기 원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저희의 허물을 용서하여 주옵시고, 예수님을 중심으로 모셔서 진정한 제자로 살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복되신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총무 배태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