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산하 민주정책연구원이 지난주 발행한 보고서에서 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 후보를 ‘정치적 아웃사이더(political outsider)’로 규정하고 “정치적 아웃사이더가 선거 패배 뒤 다시 정치권의 주역이 된 경우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안 전 후보가 민주당에 입당할 경우 당내 혼란과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해 논란이 예상된다.
국민일보가 27일 입수한 ‘안철수 현상의 이해와 민주당의 대응 방향’이라는 대선 평가 보고서에서 연구원 측은 “안철수 현상은 이미 다른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정치적 아웃사이더’ 부각 현상의 한 예”라며 “한국만의 특수한 현상으로 파악하는 건 잘못”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보수 성향 정치적 아웃사이더로 고건 전 국무총리와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을, 진보 성향으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을 예로 들었다. 안 전 후보,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중도 성향 아웃사이더로 꼽았다. 1992년 대선에 출마한 미국의 로스 페로 후보도 비슷한 예로 거론했다.
보고서는 이어 “정치적 아웃사이더의 수명이 상당히 짧다는 관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안 전 후보 캠프에 참여한 K교수가 ‘안 전 후보는 안철수 현상을 담을 만한 그릇은 아니었다’, 다른 K교수도 ‘안 전 후보가 안철수 현상에 나타난 민의에 부응할 정도로 섬세한 사람은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소개하면서 안 전 후보의 역량을 평가절하했다. 또 “개인에 의존하는 정치나 개혁은 개인의 신화가 무너지면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때문에 안 전 후보 입당론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나타냈다. 보고서는 “안철수 입당론이 반복되면 민주당 일반 지지층의 환멸을 더 크게 한다”거나 “안철수 개인을 품는 게 당장에는 안철수 현상을 얻는 손쉬운 방법이지만 결코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했다. 입당설 또는 신당창당설이 제기되는 안 전 후보 개인 행보에 신경 쓰지 말고, 자체적인 당 개혁으로 안 전 후보 지지세력을 흡수해야 한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이런 주장은 친노무현계 등 당내 주류에서 제기되는 ‘민주당 자강론’ 및 ‘문재인 역할론’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반면 비주류 측은 ‘민주당-안철수 연대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향후 ‘안철수 입당론’이나 ‘안철수 역할론’을 놓고 주류·비주류가 재차 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안철수 같은 정치적 아웃사이더는 선거 패배 후 다시 주역 된 경우 없어”… 민주정책硏 보고서 단독입수
입력 2013-01-27 1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