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1999년 인도와 분쟁때 “北미사일 결함으로 낭패”
입력 2013-01-27 19:36
파키스탄이 북한 미사일을 믿었다가 낭패를 봤다는 주장이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파키스탄 과학자가 1999년 파키스탄과 인도 간 국지전(카르길 전쟁) 당시 파키스탄군이 북한산 미사일을 믿고 무력도발에 나섰다가 미사일 결함으로 물러서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증언한 것.
이 과학자는 26일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육군참모총장이었던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대통령이 북한 노동1호 미사일을 개조한 가우리 미사일의 배치를 추진했다”며 “이는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미사일로 인도를 압박한다는 전략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사일의 유도 시스템에 결함이 있던 것으로 드러나 결국 ‘비장의 카드’를 써보지도 못하고 파키스탄군이 철수하게 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통신은 이 과학자가 최근까지 파키스탄의 미사일과 핵 개발에 밀접하게 관여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파키스탄은 1990년대 중반 북한에서 수입한 노동1호 미사일 40기를 개조해 사거리를 늘리고 가우리 미사일로 명명했다. 1998년 4월의 첫 시험발사에서 가우리 미사일은 유도 시스템 이상으로 실패했지만, 파키스탄군은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었다. 1999년 4월에 실시된 2차 시험발사마저 실패하자 파키스탄 정부는 북한 기술진을 불러들여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이후 카르길 전쟁 중에도 미사일의 결함이 해결되지 않아 파키스탄은 북한에 환불을 요구하려 했다고 이 과학자는 전했다.
파키스탄은 지난해 11월에도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하트프-5 가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사거리가 1300㎞에 이르는 가우리5 미사일 역시 북한의 노동1호 미사일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재래식 탄두도 장착할 수 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