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라운지-배병우] 노예해방선언 150주년… 美 ‘링컨 열풍’
입력 2013-01-27 19:38
올해는 미국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이 노예해방을 선언한 지 150주년이 되는 해다. 이에 맞춰 미국에서는 링컨 대통령과 남북전쟁을 조명하는 각종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1863년 1월 1일 링컨은 반란 상태에 있는 남부 주의 노예를 전부 해방하며, 흑인에게 연방 군대에 참가할 기회를 주는 내용의 노예해방선언에 서명했다.
지난해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링컨’은 노예해방을 규정한 미 수정헌법 13조를 통과시키기 위한 링컨의 고민과 그 진통을 극화한 것이다. 링컨 역을 맡은 대니얼 데이루이스의 열연으로 호평을 받은 이 영화는 다음달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12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다음달에는 링컨의 친구이자 경호원이었던 워드 힐 라몬의 시각으로 바라본 링컨을 그린 ‘링컨 구하기(Saving Lincoln)’가 개봉한다.
링컨 암살을 다룬 책 ‘링컨 살해(Killing Lincoln)’는 지난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4위를 기록했다. 영화 링컨의 원작인 ‘팀 오브 라이벌’은 워싱턴포스트 논픽션 부문 판매순위 9위에 올랐다.
링컨과 남북전쟁 관련 전시회와 강연회도 잇따라 열리고 있다. 워싱턴DC의 의회도서관은 노예해방 150주년을 기념해 6월까지 ‘미국 남북전쟁’ 기획전을 연다.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200여 남북전쟁 당시의 유물과 기록이 처음 공개돼 눈길을 끈다. 의회도서관은 아울러 링컨이 직접 작성한 노예해방선언문의 초안을 다음달 18일까지 전시한다.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의 링컨박물관은 링컨이 사용했던 모자와 민주주의에 대한 단상을 적은 문서를 7월 23일까지 전시한다. 그중에는 ‘내가 노예가 되고 싶지 않은 만큼 노예 주인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적힌 메모도 포함돼 있다. 리치먼드의 남북전쟁기념관 등도 특별전시회를 갖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2기 취임사에서 예상을 깨고 ‘진보 본색’을 드러내는 당파성 강한 연설을 한 것도 링컨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최근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링컨이 찾아낸, 타협이 아니라 전환을 통한 국민단합이라는 경로를 따를 것임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