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무제한 요금제는 이통사의 꼼수” 기본료 10만원·속도 제한… 소비자들 비난 거세

입력 2013-01-27 22:56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KT와 SK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가 차례로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내놨다. 하지만 이통사의 기대와는 달리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본요금이 10만원을 넘는데다 다량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일명 ‘해비 유저’로 인해 트래픽 폭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26일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도입을 발표했다. 하루 전 LTE 무제한을 선언한 LG유플러스와 KT에 이은 것이다. 이에 따라 이통 3사 모두 3세대(3G)에서만 제공하던 데이터 무제한을 LTE에서도 제공하게 됐다.

시장은 환영보다 비난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해비 유저에게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할 경우 트래픽 폭증을 유발할 것이란 게 가장 큰 이유다.

실제로 지난 2010년 이통사들이 경쟁적으로 3G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트래픽 급증 문제를 야기한 바 있다. 강충구 고려대 교수가 2011년 내놓은 연구에 따르면 그해 1월 이동통신 트래픽은 5596TB(테라바이트)로 2010년 8월 SK텔레콤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도입한 지 6개월 만에 4.8배로 늘었다. 아이폰 도입 전인 2009년 7월에는 250TB였다.

지난해 말 방송통신위원회 조사 결과를 봐도 데이터 무제한을 도입한 3G의 경우 다량 이용자 상위 10%가 전체 트래픽의 69.1%를 차지했다. LTE도 다량 이용자 상위 10%가 전체 트래픽의 26.7%를 쓰고 있었다.

이 같은 우려를 방지하기 위해 이통사들이 내세운 것이 요금제다. LTE 무제한 요금제는 3G 무제한 요금제와 달리 기본료가 비싸다. 일정량 이상의 데이터를 쓸 경우 속도도 조절한다. 다만 SK텔레콤은 트래픽 과부하에 걸린 지역만 제한적으로 조절한다.

소비자들은 이통사의 ‘꼼수’라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LTE 무제한을 쓰려면 9만5000원을 내야 한다. 여기에 부가세 10%를 포함하면 실제 내야 할 금액은 10만4500원이다. SK텔레콤은 이 보다 더 비싼 11만9900원을 내야 한다. 여기에 정해진 데이터 이상을 사용할 경우 속도를 3G급으로 제한한다는 점에서 ‘무제한’이라는 용어 자체가 모순이라는 비난도 나왔다.

한 소비자는 “기본요금이 10만원 선인데 부가세에 단말 할부금까지 합하면 15만원은 족히 나올 것”이라며 “여기에 속도 제한까지 있는데 누가 쓰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단체와 정부의 반발도 예상된다. 기본요금을 올려 통신비 증가의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박근혜 당선인이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이겠다며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추진하는 데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