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다보스 포럼 폐막… “엔저 발등의 불” 최대 이슈, 유로존 경기전망 엇갈려
입력 2013-01-27 23:05
세계경제가 안정을 되찾기까지 아직 남은 과제가 많다는 경고를 남기고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이 27일(현지시간) 폐막됐다. 세계적인 명사들이 모여 미래를 예측하는 행사라는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올해 다보스 포럼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공방, 일본의 엔저 정책과 화폐전쟁, 글로벌 금융위기 전망 등 다급한 현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개막 직후 가장 크게 조명 받은 발언은 “2013년은 위기를 넘어선 해로 기록될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의 말이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 우려가 컸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글로벌 경제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는 긍정론이 상당했다. 라가르드 총재의 발언이 이런 분위기를 북돋웠다.
반면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은 “유럽의 엔진 독일의 성장이 올해부터 느려질 것”이라고 정반대의 주장을 내놓았다. 일본의 공격적인 통화정책이 그 이유라고 그는 지적했다. 일본이 엔화가치를 끌어내려 수출을 늘리면 제조업 경쟁국 독일이 불이익을 당할 것이란 논리다. 이제 막 안정되기 시작한 유로존도 다시 뒷걸음칠 수 있다고 소로스는 경고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경제에디터 레너 포루하는 “일본은행만이 아니라 미국 연방준비제도, 유럽중앙은행, 심지어 중국까지 자산 가격을 왜곡하고 있다”며 “이것이 다음 경제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일본은행 흔들기는 이번 포럼의 최대 화제였다. 아베 총리는 화상통화로 참여한 포럼에서 “일본은행의 독립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다”며 “정부와 일본은행이 정책 목표를 공유하는 것뿐”이라고 해명을 시도했다. 하지만 아베노믹스 공격에 앞장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엔화 약세를 유도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아베는 메르켈에게 전화를 걸어 해명했지만 메르켈 총리는 “일본의 경제 동향을 주목하고 있다”며 경계를 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후 변화와 물 부족 문제도 여전히 주요 주제였다.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지난 가을 뉴욕을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를 언급하면서 “뉴욕이 물밑으로 가라앉지는 않더라도, 극단적 기후변화가 계속되면서 엄청난 경제적 격변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랍의 봄’을 예견했던 존스홉킨스 대학 국제관계대학원 발리 나스르 원장은 이번엔 물 부족 사태를 예고하며 “물은 새로운 석유”라고 말했다.
구글의 자동운전 차량 개발 프로젝트는 5년내 상용화될 신기술로 주목 받았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 에드워드 보이든 교수는 새로운 두뇌분석 기술을 이용해 유전자 치료로 정신병을 치유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 곧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일어나 커피 향기를 맡으라”면서 스타벅스와 같은 다국적기업의 부도덕성을 공격했다. 스타벅스는 영국에서 30억파운드(약 5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동안 세금을 850만파운드(144억원)만 내 비난을 받았다. 타임지는 “세계화의 혜택보다 비용이 더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이것이 앞으로 세계경제의 새로운 흐름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캐머런의 발언에 자극 받은 스타벅스는 1억 파운드의 영국 투자 계획을 재고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