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올스타전… 덩크왕에 짜릿한 역전골까지 파틸로 MVP
입력 2013-01-27 18:41
경기 종료 2.8초 전. 우중간 3점 라인 안에서 솟구친 공이 포물선을 그렸다. 꺅∼ 관중석에서 비명에 가까운 함성이 터졌다. 118-118 동점 상황에서 터진 후안 파틸로(KGC)의 미들슛으로 숨 막혔던 ‘별들의 전쟁’은 매직팀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파틸로! 파틸로!” 8300여 명의 팬들은 파틸로의 화려한 기술과 허슬 플레이 그리고 쇼맨십에 열광했다.
2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올스타전. 33점을 쓸어 담고 8리바운드를 잡아낸 파틸로가 기자단 투표 72표 중 50표를 받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파틸로는 경기 후 “MVP를 차지하려고 경기에 집중한 것은 아니었다”며 “열성적인 팬들이 많은 한국 무대에서 MVP에 올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최근 퇴출설이 나돌며 출전 시간이 줄어든 것에 대해선 “이유를 잘 모르겠다. 출전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코트에 있을 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파틸로는 상금으로 받은 300만원을 프로농구연맹(KBL)과 소속 팀의 벌금을 내는 데 쓰겠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경기 내내 끌려가던 매직팀(삼성·SK·KCC·전자랜드·KGC)은 드림팀(KT·LG·오리온스·동부·모비스)을 상대로 막판 120대 118의 역전승을 거두고 상대 전적에서 5승4패로 앞서게 됐다. 이날 경기는 1쿼터부터 불꽃이 뛰었다. 올스타전이 아니라 정규리그 경기를 보는 것 같았다. 로드 벤슨(LG)과 이승준(동부)은 잇따라 통쾌한 덩크슛을 터뜨려 순식간에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내심 MVP에 눈독을 들인 스타들은 앨리웁 덩크, 비하인드 백 패스, 리버스 레이업 등 화려한 기술로 관중의 눈을 즐겁게 했다. 파틸로는 2쿼터 막판 자유투를 얻은 뒤 두 번째 드로우 때 백보드를 이용한 덩크슛을 터뜨리는 ‘파격’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승준은 친구의 아들과 짝을 이뤄 참가한 덩크슛 콘테스트에서 국내 선수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외국인 선수 부문에선 파틸로가 정상에 올라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파틸로는 공중에서 다리 사이로 공을 넣고 빼는 묘기를 시도해 성공하지 못했지만 워낙 고난도 기술이어서 심사위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3점슛 콘테스트 부문에선 모비스의 양동근이 우승을 차지했다. 양동근은 스피드슛 콘테스트와 ‘키스의 신’ 이벤트에서도 우승해 3관왕에 올랐다.
한편 전날 열린 레전드 올스타전에선 매직팀이 드림팀을 64대 60으로 제압했다. 경기 MVP는 이날 3점슛 4개를 포함해 13점을 쏘아올린 문경은(SK 감독)에게 돌아갔다. 프로농구 정규리그는 30일 재개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