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용준 후보자, 두 아들 의혹 성실히 소명해야
입력 2013-01-27 18:36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앞두고 두 아들의 병역 및 재산을 둘러싼 의혹에 휩싸였다. 공교롭게 장·차남 모두 병역을 면제받았고, 두 아들이 어렸을 적부터 서울 강남의 부동산을 보유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특혜 또는 편법증여 아니냐는 등의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김 후보자를 새 정부 초대 총리로 지명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물론 평생을 법과 함께 살아온 김 후보자도 부담을 느끼고 있을 법하다. 과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녀의 병역과 재산 문제에 걸려 낙마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병역은 민감한 사안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아들을 군대에 보내는 부모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사회 지도층 자제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군대에 가지 않았다는 얘기가 나오면 서민들의 감정은 격하게 북받쳐 오르기 마련이다. 지난 1997년과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잇따라 패한 데에도 이 후보 두 아들의 병역 면제 논란이 있었다.
김 후보자의 장남은 체중미달로, 차남은 통풍으로 각각 병역을 면제받았다. 개인적으로 공개하기 힘든 사정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다고 봐야 정확할 것이다.
두 아들이 8세와 6세 때 서초동 부동산의 주인이 된 과정도 석연치 않다. 현 시가는 6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김 후보자의 어머니가 손자들을 위해 매입했다는 것이 김 후보자 측 설명이다. 실제로 김 후보자의 부모는 재력가였다. 예전에는 조부모가 손자들에게 땅을 사주는 건 ‘돈 있는 집안’에서 관행처럼 여겨졌으나 지금은 어물쩍 넘어갈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두 아들의 재산 의혹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말이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 업무를 맡고 있는 국무총리실은 27일 참고자료를 통해 일부 해명했다. 두 아들이 군 면제를 받은 것과 관련해선 위법사항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병적관련서류와 의료기록을 검토한 뒤 소명하겠으며, 장·차남의 부동산 취득과 관련해서도 관련서류를 검토한 뒤 확인해주겠다는 게 골자다.
김 후보자는 사실관계를 명확히 규명하라고 총리실에 당부했다고 한다. 김 후보자와 총리실은 통풍의 경우 병역 면제 구실로 왕왕 사용된 만큼 차남이 면제받은 경위부터 명쾌하게 설명해야 할 것이다. 부동산 취득 과정에서 증여세는 냈는지, 매입 후 16년 만에 주택을 지은 이유는 무엇인지 등에 대서도 조속히 소명해야 한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을 철저하게 파헤쳐야 한다. 국민들의 궁금증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한 채 새 정부를 출범시켜서야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