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연중기획-한국교회 근본으로 돌아가자] (8·끝) 윤리

입력 2013-01-27 18:01


세상 부귀·죄로부터 늘 깨어 거룩함은 그리스도인의 첫번째 의무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레 11:45)’

성경은 목회자는 물론 성도들의 삶의 자세에 대해 “거룩해야 한다”고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당면한 교회 구성원들의 윤리적 위기는 이 ‘거룩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목회자 윤리선언은 한국의 종교개혁

김영한 기독교학술원장은 27일 “목회자는 모름지기 거룩성의 본보기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목회자의 삶과 윤리는 세속인들과 다를 바 없는 실정”이라며 “목회자 윤리위원회 설치나 윤리강령 선언 자체가 부끄럽지만 목회 본질과 윤리성 회복을 위해서는 이를 묵묵히 받아들이고 실천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가 신자를 가리켜 “의인인 동시에 죄인”이라고 한 것처럼 목회자도 한 신자로서 하나님 말씀 앞에 항상 자신을 쳐서 복종시키는(고전 9:27) 성찰과 인격 수양이 필요하다고 김 원장은 덧붙였다.

한국교회는 윤리회복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실천해야 할까.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위원장 손인웅 목사)가 제시한 세부 과제로는 부와 명예와 권세의 유혹 멀리하기, 공정한 절차를 통한 민주적인 의사결정, 투명한 교회 재정 운용, 결혼의 존엄함과 가정의 순결 지키기, 담임목회 대물림하지 않기, 이원론적 세계관과 왜곡된 복(福)사상 근절하기 등이다.

문제는 법으로 강제되지 않은 이러한 강령을 목회자를 포함한 교회 구성원들이 어떻게 지켜내느냐다. 이성구 한목협 상임총무는 “목회자도 연약한 인간이기에 개인적인 결단과 헌신만으로는 실천하기가 힘들 수 있다”면서 “이 같은 윤리적 사명 수행을 위해 목회자들이 서로 독려하고 격려하면서 관심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회윤리의 회복과 준수를 위해서는 목회자와 성도들에 대한 주기적인 재교육도 필수다.

윤리회복 위해 구성원들 서로 독려를

김승호 영남신학대(기독교윤리학) 교수는 최근 ‘부흥과 교회윤리’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서 “안정적인 목회를 하고 있는 목회자들 중에는 스스로 목회자 재교육에 참여하는 경우가 흔치 않다”면서 “이런 경향으로 인해 목회자는 자신의 생각을 절대시할 위험에 노출되고, 비윤리적 환경과 문화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목회 소명에 대한 주기적 확인, 인격 함양과 계발을 위한 주기적 영성훈련과 점검·학습, 비윤리적 환경에 대한 인지 및 제거 등이 필요하다는 게 김 교수의 의견이다.

목회자·성도 주기적인 재교육도 필수

노영상 호남신학대 총장은 한발 더 나아가 ‘전인적인 임파워먼트(역량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인간의 윤리적 행동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단선적으로 윤리규범을 교육하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면서 “한 사람의 전인격체를 윤리적 삶에 적합한 자리에 위치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바울이 오네시모에게 한 것처럼(몬 1:10∼21) 영적 교육적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육체적 정신적 임파워먼트, 즉 전인적으로 역량을 강화하고 능력을 고양함으로써 윤리적 삶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박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