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 “北, 소형 증폭 핵분열탄 실험 가능성”

입력 2013-01-25 19:37

북한이 조만간 핵융합 기술로 소형화한 증폭 핵분열탄(boosted fission weapon)을 실험할 가능성이 크다고 아사히신문이 25일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미국 등과 함께 북한이 수입한 핵 관련 물자의 동향이나 핵 관련 시설의 건설·개발 상황을 감시한 결과 북한이 한 차례 실험으로 증폭 핵분열탄을 실용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증폭 핵분열탄 실험은 핵무기를 장거리 탄도미사일에 실을 수 있을 만큼 소형화하려는 것이다.

북한은 현재 중량이 약 5t인 나가사키형 원자폭탄급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증폭 핵분열탄 실험에 성공한다면 핵무기 무게를 기존의 3분의 1에서 4분의 1에 해당하는 1t 정도로 줄일 수 있다.

구로키 아키히로(黑木昭弘)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 상무이사는 “증폭 핵분열탄은 일반 핵무기보다 완충재나 고성능 폭약의 양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개발 중인 대포동 2호 개량형 미사일의 경우 무게 800㎏∼1t의 핵무기를 실을 수 있다. 북한이 증폭 핵분열탄 실험에 성공할 경우 미국 본토에 도달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게 된다.

한편 미국 정부는 북한의 핵 실험 위협과 관련, ‘불필요한 도발(needlessly provocative)’을 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의 성명은 불필요한 도발”이라며 “핵실험은 유엔 제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며, 북한 고립을 심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도 ‘올바른 선택’을 촉구했다.

미국은 또 정부 차원에서 북한 개인 4명과 기업 2곳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제제 대상은 북한 단천상업은행 중국 베이징(北京) 지사 라경수 대표와 김광일 부대표, 홍콩 주재 무역회사인 ‘리더 인터내셔널’,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와 백창호 위성통제센터 소장, 장명진 서해위성발사장 총책임자다. 이들은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 2087호가 명시한 제재 대상 중 일부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