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독일·네덜란드·호주정부 “리비아 벵가지 위험” 자국민 철수령
입력 2013-01-25 19:22
영국과 독일, 네덜란드, 호주 정부가 잇따라 리비아 벵가지에서 자국민을 향한 위협이 포착됐다며 즉시 철수할 것을 경고했다. 프랑스는 서아프리카 니제르에 있는 자국 원자력발전회사의 우라늄 광산에 특수부대를 파견했다. 프랑스의 말리 군사개입 이후 이슬람 무장세력의 보복테러 위협이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 전 서방국가 국민을 대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호주 외무부는 25일 “벵가지에서 서방국 국민을 겨냥한 구체적이고 임박한 위협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모든 호주인은 벵가지에서 즉시 떠나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 외무부는 24일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은 채 벵가지에 있는 서방국가 국민에 대해 ‘임박한 위협’이 있다며 자국민에게 즉시 철수할 것을 경고했다. 벵가지에는 영국인 수십명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과 네덜란드도 자국민 철수를 권고했다.
미국 정부는 “명확하지 않지만 리비아에 있는 미국인을 향한 폭력과 납치 같은 잠재적 위협이 있다”며 “강력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9월 벵가지 주재 영사관이 공격을 받아 크리스토퍼 스티븐슨 대사가 숨졌다. 벵가지는 영사관 습격사건 이후 극단적 이슬람 무장세력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 경고에 따라 몰타항공은 24일 항공편 2편을 취소하고 목적지를 트리폴리로 조정했다. 몰타항공은 “상황 추이를 보고 운항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비아는 각국의 철수 경고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압둘라 마수드 내무차관은 “벵가지에 치안문제가 수개월간 있었지만 영국 등의 경고를 뒷받침할 새로운 정보는 입수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프랑스는 니제르에 있는 자국 원전회사 아레바가 운영하는 두 곳의 우라늄 광산에 특수부대와 군 장비를 투입할 것이라고 프랑스 시사주간지가 보도했다. 프랑스 원전에 필요한 대부분의 우라늄을 조달하는 아레바는 현지에만 직원 2700명을 두고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