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 과한 친절 “효과 있네”… 말보다 눈빛·표정이 충동구매에 더 영향

입력 2013-01-25 19:18


외식을 자주하는 직장인 박슬기(25·여)씨는 제품을 구입하거나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 때보다 식사를 주문할 때 충동구매를 더 하게 되는 편이다. 특히 레스토랑의 경우 직원들의 서비스에 따라 그 편차가 심하다. 종업원이 친절한 표정으로 “돈을 조금 더 내면 세트 메뉴를 드실 수 있다”거나, 기존에 먹던 메뉴 대신 “새로 나온 메뉴를 추천해 드린다”고 하면 쉽게 마음이 흔들려 예상보다 많은 지출을 하게 되는 것이다. 좋은 대우를 받으며 식사를 하다 보면 레스토랑에 머무르는 시간도 길어져 디저트나 차까지 추가로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박씨처럼 소비자가 계획에 없던 지출을 하는 충동구매는 업소의 마케팅 전략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소비자들은 주문 시 종업원의 말보다 눈빛·표정 같은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천향대 관광경영학과 이려정 교수가 최근 공개한 ‘레스토랑 직원의 커뮤니케이션이 고객 감정과 충동구매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은 충동구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가 2011년 9월 경기도 분당 지역 내 베트남·인도·태국 레스토랑 종사자와 이용자 300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눈빛·표정 등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에서 얻는 긍정적 감정과 지출의 상관계수가 0.585로(1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가 높음) 분석됐다. 반대로 부정적 감정과 지출의 상관계수는 0.302로 나타났다. 눈빛이나 표정에서 좋은 느낌을 받으면 레스토랑의 추가 메뉴를 주문하는 충동구매를 하지만, 부정적 감정을 갖게 되면 쓸 돈만 쓰고 나온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소비자는 종업원으로부터 ‘대우받고 있다’는 느낌 때문에 계획보다 씀씀이가 더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