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이동흡이 희생양? 말도 안돼”-민병두 “사전검증 소홀… 여권도 책임”

입력 2013-01-25 19:10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 작업이 올 스톱된 가운데 정치권에서 이 후보자의 조기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여당인 새누리당 지도부가 공개회의 석상에서 자진 사퇴를 요구하면서 사실상 사퇴가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심재철 최고위원은 25일 광주·전남 중소기업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특정업무경비의 사적 유용은 매우 부적절하고 그 외에도 여러 반칙이 있었다. 이 후보자가 자진 사퇴해야 한다”며 직설적으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심 최고위원은 특히 “특정업무경비 3억2000만원을 개인 계좌에 넣어 쌈짓돈처럼 사용했고 이자가 높은 단기 고수익 금융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에 투자했다니 어이가 없다. 국민 세금을 갖고 이자놀이를 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민주통합당 서영교 의원이 발언한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이 후보자를 감싸고 있는 이한구 원내대표에 대한 당내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김성태 의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이 원내대표가 ‘이 후보자는 억울한 희생양’이라고 했는데 맞지 않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가 이 후보자를 ‘헛소문의 피해자’라고 두둔한 데 대해서도 “과연 헛소문의 피해인지 아닌지는 국민들이 더 냉철하게 판단해주실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일제히 나서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며 여당 일각의 비호 분위기에 우려를 나타났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여야를 넘어, 이념을 넘어 이 후보자가 부적격하다는 국민적 결론이 났다”고 규정했다. 또 “여론조사 결과도 이 후보자에 대한 반대 의견이 61%이고, 찬성은 10.7%에 불과하다. 새누리당 의원들과 여당 지지층에서도 과반이 반대 의견”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새누리당 이 원내대표를 겨냥해 “여당의 일부 책임자만이 옹호하는 이 후보자는 하루빨리 사퇴하는 게 현명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문병호 비대위원도 “새누리당 이 원내대표가 수구꼴통의 본색을 드러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반대하는 마당에 그는 화성에서 온 사람인가”라고 반문했다.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미국은 공직자 임명 때 200여개 문항에 걸쳐 사전검증 작업을 벌인다. 사전검증이 충분했다면 이번 참상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여권의 총체적 검증 부실 문제를 지적했다.

손병호 김현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