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선수위원 집안싸움] 아시아 유일 IOC 선수위원 문대성 “꿈을 찾아 도전하는 스포츠 외교관”
입력 2013-01-25 22:06
“스포츠 선수들이 은퇴 후에도 새로운 꿈을 찾고, 스포츠 외교를 한다는 점에서 후배들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것은 무척 의미 있는 일입니다.”
아시아 유일의 IOC 선수위원인 문대성(37) 국회의원은 23일 인터뷰에서 IOC 선수위원이 되면 효율적인 스포츠 외교를 통해 한국 스포츠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내 체육계에서도 체육 정책과 선수들의 복지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의 활약상을 보고 IOC 선수위원의 꿈을 가졌다는 문 의원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후 은퇴를 하면서 스포츠 외교관이 될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하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선거 운동에 뛰어들며 얼굴이 덜 알려진 자신의 지지를 선수들에게 호소하는 것에 무척 애를 먹었다. 그래서 태권도 도복을 입고 선거운동에 나섰던 문 의원은 당시 하루 15시간씩 선수들을 만나는 등 악전고투하며 살이 10㎏이나 빠졌다고 소회했다. 또 한번은 유럽 선수와 악수를 했는데 자기 손이 더러워졌다고 닦는 시늉을 하는 등 인종 차별적인 굴욕감을 느꼈던 일화도 소개했다. 이 같은 열정으로 문 의원은 당시 호주의 수영스타 그랜트 해켓, 벨기에의 테니스 스타 쥐스틴 에냉, 중국 육상 영웅 류샹 등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29명 중 1위로 당선됐다.
문 의원은 IOC 선수위원이 된 후 가장 보람된 일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와 세계 유스올림픽을 꼽았다. 문 의원은 “3수라는 절박한 상황에서 살펴보니 1, 2차 유치전 때 우리는 단 두 세표로 졌는데 15표나 되는 IOC 선수위원 표 중 몇 개만 가져와도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래서 일일이 개인적으로 IOC 선수위원들을 모두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고 소개했다. 문 의원은 또 2010년과 지난해 각각 열린 싱가포르 유스올림픽과 인스부르크 동계 유스올림픽에 초청받아 세계 청소년들에게 좌절을 극복하고, 은퇴 이후 삶의 방향 등에 대해 소개해준 것에도 큰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문 의원은 김연아 장미란 진종오 등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후배들이 도움을 요청할 경우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후배들이 원한다면 꾸준히 만나서 IOC의 기본 소양과 선거 룰에 대한 준비, 선거 전략 등에 도움을 주겠다”고 전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