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음란물 사이트 64% 업소홍보용

입력 2013-01-24 22:02


인터넷 음란물 사이트 10곳 중 6곳이 기업형 성매매 업소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사이트는 청소년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범정부적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민감시단 ‘e-여성희망 지킴이’가 지난해 5∼12월 점검한 인터넷 음란물 사이트 5160곳 가운데 64%(3280곳)가 풀살롱(룸살롱과 성매매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업소), 출장아가씨 등 기업형 성매매 업소의 광고 사이트였다. 이들 업소는 온라인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회원제로 운영되며 사전예약 또는 단체이용 때 할인 혜택을 주는 등 각종 기업형 마케팅을 벌이고 있었다.

문제는 이런 사이트가 검색엔진에서 걸러지지 않아 버젓이 아동·청소년에게 노출된다는 점이다. 실제 한 포털 사이트에서 ‘출장마사지’를 치면 ‘19세 미만의 청소년이 이용할 수 없습니다’는 문구가 뜨며 검색 결과가 제한된다. 그러나 ‘출장’과 ‘마사지’를 각각 치면 낯 뜨거운 사진 및 문구, 성매매 비용과 이용방법 등이 그대로 검색됐다.

남성 접대부들이 있는 퇴폐업소 ‘호스트바’ 사이트 역시 ‘호스트’로 검색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풀살롱’ ‘텐프로’ ‘조건만남’ 등도 마찬가지였다. 미성년자는 이용할 수 없다고 홍보하면서 실제로는 미성년자도 회원가입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사이트도 적발됐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 관계자는 “모든 관련 단어를 성인키워드로 지정할 수 없어 모니터링 부서 직원 500여명이 실시간 삭제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매일 올라오는 불법 성매매 정보가 워낙 많아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시는 이번에 점검한 5160곳 중 2184곳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에 신고했고, 이 가운데 1408곳이 폐쇄됐다. 불법 성매매 사이트 운영자 9명은 형사고발 조치됐다.

한편, 시는 올해 시민감시단 100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서울에 살거나 서울 소재 대학의 재학생, 직장인 등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접수는 시 여성가족분야 홈페이지(woman.seoul.go.kr)에서 할 수 있으며 접수기간은 25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