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 미국수출 재개… 한숨 돌린 남해어민들

입력 2013-01-24 21:23


“1월은 굴 수요가 줄어드는 비수기인데 수출이 재개된다고 하니 이제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경남 통영에서 굴 양식을 하는 어민 김정규(57)씨는 다음달부터 미국으로 굴 수출이 다시 본격화된다는 소식에 기대에 부풀어있다. 굴 가격이 떨어져 걱정이 많았는데 물량이 수출시장으로 몰리면 국내 가격도 조금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영시 동호동 통영굴수하식수협 공판장에 24일 오후 출하된 생굴 물량은 45t으로 1억6500만원어치였다. 수출 중단 전 ㎏당 6000원을 오르내리다 최근 4000원대를 유지하던 가격이 다시 3500원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소비는 40∼50% 줄고, 공급 물량은 10% 정도 늘었다.

경남 남해안에서 생산되는 굴이 2월부터 미국에 수출되면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5월 경남 남해와 통영 한산·거제만 해역에서 생산된 패류에서 식중독균인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됨에 따라 한국산 신선 및 냉동 패류에 대한 수입중단 조치를 내렸다. 경남도는 이에 따라 ‘청정해역 되살리기’ 총력전에 들어갔다. 노로바이러스 주범으로 꼽히는 인분(人糞)의 바다 유입을 막기 위해 바다 공중화장실 11개를 설치하는 등 오염원 차단에 12억8900만원을 투입해 7개월 동안 청정해역 되살리기에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최근 FDA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냈다고 24일 밝혔다.

폴 디스테파노를 단장으로 한 FDA 점검단은 지난 15∼18일 통영·거제·고성의 지정해역과 주변 육지에 대한 점검을 진행했다. 점검단은 “패류 생산해역에 대한 강력한 책임관리와 어업인의 위생의식이 크게 개선됐다”며 “귀국 후 점검결과를 보고하고 수출 재개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특히 점검단은 “FDA 권고사항을 철저히 이행했을 뿐 아니라 위생관리 노력이 감동적”이라고 덧붙였다.

김상욱 도 해양수산과장은 “경남도와 수협관계자, 어민들이 하나가 돼 노력한 결과 FDA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어냈다”고 말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