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시장 추가 개방’ 美, 조만간 한국과 협의 시사

입력 2013-01-24 19:47

웬디 커틀러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가 한국의 쇠고기 시장개방 확대를 위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협의 조항(consultation provision)을 활용, 가까운 시일 내에 추가적인 협의를 요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새 정부의 대응 방향에 따라 또 다른 촛불시위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다.

그는 23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FTA의 협의조항을 언급하면서 “미국은 아직 이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이 조항을 쓰는 게 유용하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행정부가 조만간 우리나라를 상대로 쇠고기 시장개방 확대를 요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협상 초창기 제기된 광우병 우려 때문에 30개월령 미만의 쇠고기만 수입하고 있지만, 협의 조항에 따라 상대방이 시장개방 확대를 요구하면 협의해야 한다.

커틀러는 “쇠고기 협상이 끝난 지 5년 가까이 지났고 한국으로의 쇠고기 수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현재로는 수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협정이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 FTA의 실무 협상을 이끌었던 그는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미 FTA의 최대 쟁점 중 하나인 투자자 국가소송제(ISD)에 대해서는 한국의 입장이 정해지는 대로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고 그는 밝혔다. 커틀러는 한·미 FTA 체결 이후 “두 나라의 무역이 늘어나고 있다”며 “윈윈(win-win) 협정”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멕시코 캐나다 등과 벌이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대해 “동참 여부는 한국이 결정할 문제지만, 한국은 ‘자연스러운 후보(natural candidate)’”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