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쇼크’ 주당 순익 13.81달러, 14분기 만에 성장률 최소

입력 2013-01-25 00:12


애플이 23일(현지시간) 14분기 만에 최악의 실적을 발표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애플이 이날 발표한 2013회계연도 1분기(지난해 4분기) 실적에 따르면 애플의 당기순이익은 130억8000만 달러, 주당순이익은 13.81달러였다. 매출은 545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애플은 130억6000만 달러의 당기순이익과 13.87달러의 주당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당기순이익이 늘어났는데도 주당순이익이 줄어든 것은 물건을 많이 팔았는데도 경영 실적이 나빠졌음을 의미한다. 매출액은 지난해 463억 달러와 비교해 18% 증가한 수치를 보였지만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의 예측치였던 573억 달러보다는 낮았다. 매출액 대비 이익률도 지난해 44.7%에서 38.6%로 대폭 하락했다.



그러나 판매량은 양호했다. 애플은 이 기간 아이폰 4780만대와 아이패드·아이패드 미니 2290만대를 판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아이폰 3700만대와 아이패드 1540만대를 판 것과 비교하면 대폭 늘어난 수치다. 반면 맥 판매량은 520만대에서 410만대로, 아이팟은 1540만대에서 1270만대로 줄었다.



애플의 핵심 기기인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판매량이 늘었는데도 당기순이익에서 별 차이가 없는 이유는 경쟁 격화로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주요 상품인 아이패드 미니의 판매가가 지난 분기 535달러에서 한 분기 만에 466달러로 하락한 것도 원인이다. 다만 처음 공개된 중국 매출은 68억3000만 달러를 기록해 1년 전(40억8000만 달러)에 비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스트 샤우 우는 “애플이 여전히 강력한 플레이어 중 하나”라면서도 “시장 지배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구글과 함께 두 마리 말의 시합(two-horse race)을 벌이고 있지만 안드로이드 진영은 빠른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실적 결과는 스티브 잡스가 6년 전 아이폰을 소개한 이래 애플이 경험한 가파른 성장에 끝이 왔음을 가리킨다”고 분석했다. 장 마감 이후 이뤄진 실적 발표에 애플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0% 넘게 급락했다. 애플은 다음 분기 실적이 지금보다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놨다. 애플이 최근 1~3월분 아이폰5의 부품 주문을 절반가량 축소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저조한 실적에 팀 쿡 최고경영자(CEO) 교체 주장도 나왔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디자인한 조너선 아이브 수석 부사장을 새 CEO에 앉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