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총리후보 지명] 김용준은 누구 + 일문일답
입력 2013-01-24 19:40
김용준 누구 최연소 판사서 헌재소장까지 ‘법조계 신화’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쫓겨날 뻔했던 소장 판사가 50여년 만에 박근혜 정부의 첫 국무총리 후보자가 됐다. 김용준 총리 후보자는 전례 없이 대통령직인수위원장에서 총리로 발탁됐다. 김 후보자의 삶은 한편의 드라마다. 세 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를 심하게 전다. 학교에 들어가서는 어머니 등에 업혀 등교해야 했다. 중학생이던 6·25전쟁 당시 부친이 납북돼 홀어머니 아래서 자랐다. 서울고 2학년 때 검정고시로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고, 3학년 때 고등고시(현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했다. 이듬해인 1960년 판사에 임용돼 88년 지체장애인으로는 처음 대법관에 임명됐다. 94년에는 제2대 헌법재판소장에 올랐고 2000년 퇴임하면서 40년 만에 법조계를 떠났다.
김 후보자는 박 전 대통령과 묘한 인연이 있다. 장애로 군에 가지 않은 그는 5·16 군사쿠데타 직후 군사정부가 ‘병역미필 공직 추방’ 방침을 세우면서 법복을 벗을 뻔했다. 송요찬 전 육군참모총장이 ‘반(反) 5·16세력’으로 몰려 구속된 63년 서울지법 판사로 재판을 맡은 그는 과감히 석방 판결을 내렸다. 헌재 소장 시절 군필자 공무원 가산점 제도 위헌 결정, 과외금지 위헌 결정 등 사회적 파장이 큰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서울 출신이다.
일문일답 “대통령 보좌… 법·질서 지배하는 사회 만들것”
-총리 지명은 언제 통보받았나. 당선인이 인수위 출신은 정부에 가지 않는다고 했는데.
“며칠 전에 통보받았다. 인수위에서 일했다고 꼭 정부로 가는 건 아니라는 취지였다. 인수위에서 일하던 사람이 정부에 전혀 안 간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이해하고 있다.”
-인수위원장과 총리 후보자로 두 역할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은 없겠나.
“인수위 발령이 취소되지 않는 이상 양쪽 다 겸해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당선인은 책임총리제 실현을 약속했다. 조각에 어느 정도 권한을 갖고 참여할 것인가.
“아직 국회 동의 절차가 남아 있어 국무총리가 된 것을 전제로 답변하기는 어렵다. 헌법에 따라 대통령을 보좌하고 행정에 관해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 각부를 통합하는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후보자가 생각하는 우리 사회 최우선 과제는 무엇인가.
“내가 평생 법을 전공하고 법률을 다뤘으니까, 지금 우리나라가 여러 면에서 질서가 제대로 잡혀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법과 질서가 지배하는 사회로 가야 한다.”
-경제부총리 제도가 신설되는데 총리가 되면 어떻게 역할을 배분·조율할 것인가.
“생각해보지 않았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되고 특정업무경비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다. 김 후보자는 헌재 소장을 지냈는데 이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나.
“헌재 소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청문회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기 곤혹스럽다. 활동비 같은 건 내용을 확인해보지 않아 모르겠다.”
-당선인이 합리적으로 인수위를 이끌었다고 강조했는데 그렇게 생각하나.
“앞으로 한 달쯤 활동을 계속할 테니 그 다음에 총체적으로 여러분이 검토하고 판단해 국민에게 알려주길 바란다. 20일밖에 안 했는데 잘됐다 못됐다 평가할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