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포기 파장] 美, 北 3차 핵실험 막기 ‘관여 정책’ 본격화

입력 2013-01-24 21:38

북한의 3차 핵실험을 막기 위한 미국의 인게이지먼트(engagement·관여) 정책이 본격화됐다.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4일 “미국은 여전히 9·19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한 진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협상에 대해 열려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전날 외무성 성명에서 “9·19 공동성명은 사멸됐다”며 9·19 공동성명 폐기를 처음 언급하자 달래기에 나선 모양새다.

한·중·일 순방길에 서울을 먼저 찾은 데이비스 대표는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한 뒤 기자들에게 “평양이 핵무기와 다단계 미사일을 포기하고 평화와 발전의 길을 선택하면 우리는 손을 내밀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은 북한을 더 고립시키고 주민을 더 가난하게 할 것”이라며 ”지금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때가 아니다. 북한은 한국의 새 정부가 출범하고, 미국 대통령의 임기가 새롭게 시작된 만큼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데이비스 대표는 “한국에서 시작된 우리 임무는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고 어떻게 진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협상을 이뤄낼 수 있을지 모색하는 것”이라며 “이는 전적으로 북한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협상’에 대해 “가능할 때는 북한에 개입하고, 필요할 때는 북한에 압력을 가하는 투 트랙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데이비스 대표는 전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물 건너갔다는 북한의 주장을 일종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시각에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