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 급락에 엔화대출 받은 中企 원화대출 갈아타기 고민
입력 2013-01-24 19:19
“엔화로 대출 받았던 걸 지금 원화대출로 갈아타면 이득이긴 합니다. 그런데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 같아 쉽게 결정을 못 내리고 있어요.” (A의류기업 사장)
원·엔 환율이 급락하면서 엔화대출을 받은 중소기업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지금처럼 엔화가 쌀 때 원화대출로 갈아타면 이득이 크지만 추가 하락 기대감에 적정 시기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근 은행 기업대출 관련 부서에는 엔화대출을 받은 기업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4일 “문의전화 대부분은 ‘원·엔 환율이 언제까지 추락할 것인가’를 묻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엔화로 돈을 빌렸을 경우 엔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원리금 상환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익이다. 1만엔을 빌렸을 때 원·엔(100엔당) 환율이 1500원이면 15만원을 들여 돈을 갚아야 하지만, 환율이 1000원일 경우엔 10만원만 상환하면 된다.
은행들은 원화대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앞 다퉈 내놓고 있다. 엔화가 싸진 지금 원화대출로 갈아타면 은행 입장에서는 환율 리스크 관리가 쉬워진다. 언제 엔화 가치가 다시 오를지 모르기 때문에 은행들은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등 기업이 원화대출로 갈아타도록 유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3일부터 ‘엔화대출 원화 전환’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엔화로 돈을 빌린 기업이 신청서와 약정서만 작성하면 손쉽게 원화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했다. 원화대출로 바꿀 경우 대출금리를 최고 1% 포인트 우대하고, 중도상환수수료도 면제해준다. IBK기업은행과 신한은행도 엔화대출을 원화대출로 전환할 때 각각 1% 포인트, 0.5% 포인트 금리를 우대해준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