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반대 후회 안해… 독방 수감” 러 밴드 ‘푸시 라이엇’ 멤버 증언
입력 2013-01-24 19:14
지난해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3선 집권을 반대하는 공연을 벌이다 수감된 여성 펑그록 밴드 푸시 라이엇 멤버들이 “항의 시위를 후회하지 않으며 사면과 같은 관대한 처분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에 따르면 멤버 나제즈다 톨로콘니코바(23)는 보통의 러시아 여성 수감자들처럼 봉재 노동을 하고 있다. 그는 “초기엔 재봉틀 바늘에 찔리기도 했지만 요즘은 하루 작업 분량인 재킷 320벌에 안감 대는 일을 해내고 있다”고 했다. 1주일에 한 번 차가운 물에 목욕과 빨래가 허용된다. 그는 “금욕적 성격 덕에 이런 환경이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통령 선거 유세가 한창이던 지난해 2월 요란한 의상을 입은 푸시 라이엇은 크렘린궁 인근 구세주성당 제단에 올라가 반(反)푸틴 공연을 벌였다. 단원 5명 중 2명은 ‘종교적 증오에 따른 난폭 행위’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마돈나 등 세계적 가수들이 석방을 촉구했고, 표현의 자유를 촉구하는 시위가 세계 곳곳에서 열렸다.
그는 “종교적 이유로 벌인 공연이 아니다”며 “국영 언론이 발랄하고 용감한 정치적 외침을 신성 모독적이며 잘못된 것으로 왜곡했다”고 항변했다. 교도소 내 교회 예배에 참석하고 사제와 이야기하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푸틴 대통령에 관한 질문에는 “솔직히 그는 내게 빈 점처럼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다른 멤버 마리야 알료히나(25)는 오지인 우랄산맥 인근 교도소에서 성경과 철학책을 읽으며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다른 재소자들로부터 집단적 괴롭힘을 당했으며 지난해 11월 90일간 독방에 갇혔다고 밝혔다. 알료히나는 “나는 살아남을 것이다. 내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고백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