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 ‘마지막 금녀의 벽’ 깨진다… 여군도 최전방 전투임무 투입

입력 2013-01-24 19:14

미군의 마지막 금기가 깨지게 됐다. 미국 국방부가 여군도 전투부대에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CNN 등 미 언론이 23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이메일 성명에서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과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이 이르면 24일 모든 전투임무를 여군에게도 개방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소규모 전방 전투부대에는 여군을 배치할 수 없다’는 1994년에 정한 방침을 뒤집는 것이다.

국방부는 1년 전 여군에게도 전투보직을 허용하는 방침을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전투현장에 배치하지는 않아왔다. 여군에게도 전투부대 배치가 허용될 경우 ‘네이비실’이나 ‘델타포스’ 등 특수전 부대의 ‘금녀의 벽’도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여군을 전투임무에서 배제하는 규정을 없애자는 요구는 90∼91년 걸프전쟁 당시부터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치른 최근 10년간 폐지 요구는 더욱 거세졌다. 이라크전과 아프간전에서 전투병이 아닌 다른 임무로 전장에 나간 여군이 공격을 받고 사망하는 일이 속출하면서 ‘최전선에 서야 전투병’이라는 개념이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

여군 장병들과 일부 시민단체들은 이 같은 근거를 들며 여군 전투업무 배제 규정은 성 차별적일 뿐 아니라 시대에도 뒤떨어졌다며 폐지를 요구해 왔다. 공군과 해군은 이미 여성을 전투에서 배제하는 규정을 거의 폐지했기 때문에 이번 방침은 주로 육군과 해병에 적용될 전망이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