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자체와 손잡고 지역사회 섬긴다
입력 2013-01-24 19:03
“한국에 첫발을 내디딜 때 간직했던 꿈을 꼭 이루길 축복합니다.”
23일 오전 서울 성산동 마포구청 강당에서 열린 마포교회연합회(회장 김경원 목사)의 다문화가정 후원 결연식장. 설교자로 나선 신촌성결교회 이정익 목사는 외국인 참석자들에게 덕담을 건넸다. 이날 마포교회연합회 소속 교회 43곳은 마포구 내 다문화가정 30곳과 결연식을 갖고 경제적 도움은 물론 정서적으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사실상 교회가 다문화가정의 ‘멘토’가 되어주겠다고 나선 자리였다.
특정시기 때마다 어려운 이웃에 쌀이나 물품을 전달해오던 지역 교회의 역할이 점차 전문화·다양화되고 있다. 지역 자치단체의 복지 정책에 동참하거나 일부를 담당하면서 지역공동체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표 참조).
앞서 지난 17일 서울 도림교회(정명철 목사) 지역사회봉사센터는 영등포구와 함께 ‘희망 온돌, 행복한 방 만들기’ 사업 협약식을 가졌다. 이를 통해 교회 측은 향후 1년 동안 지역 저소득 가구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도배 및 장판 교체 등의 집수리 활동을 펼친다. 4년 전 만들어진 교회 내 지역사회봉사센터의 집수리봉사단은 전기배선과 인테리어, 도배, 설비 등 전문기술을 지닌 ‘베테랑’ 13명이 포진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의 경우 지역 교회들의 교회 시설 유휴 공간 나눔 활동이 활발하다.
신촌동 대신교회(홍원영 목사)는 지난해 8월부터 가정 형편이 어려운 부부나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결혼식장 및 피로연장 용도로 예배당과 식당을 개방한 데 이어 주례도 지원하고 있다. 앞서 홍제동 문화촌성결교회(한웅 목사)는 구청에서 구립형 지역아동센터를 확대·설치키로 하자 교회 1층의 빈 공간(254㎡·약 77평)을 10년간 무상으로 제공했다.
화성교회(화곡본동)와 성석교회(화곡2동), 횃불성결교회(화곡8동) 등 강서구에 위치한 교회 5곳도 지난해 하반기 구청의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계획에 협조키로 하고, 총 1398㎡(약 423평)에 달하는 교회 유휴시설을 20년간 무상 임대했다. 강서구 관계자는 “지역 교회들의 이번 협조로 어린이집 5곳의 신축효과와 44억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 최수철 국내사업 국장은 “교회의 지역사회 섬김 활동은 지역교회의 마땅한 본분”이라며 “지역사회를 살리기 위한 교회와 지역 자치단체 간 건강한 상호 협력관계도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