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최대실적… 환율 악재엔 “품질·내실경영 강화”
입력 2013-01-24 21:28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해외 판매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최근 엔화 약세 등 불리한 환율 여건으로 인해 올해는 품질 경영 등을 통해 ‘비가격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현대차는 24일 기업설명회를 갖고 2012년 매출액 84조4697억원, 영업이익 8조4369억원, 당기순이익 9조56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8.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5.1%, 당기순이익은 11.7%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0%로 2년 연속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2011년보다 8.6% 증가한 총 441만357대였다. 국내에서는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수요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2.2% 줄어든 66만7496대를 판매했다. 반면 해외시장에서 374만2861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원화 강세에다 엔화 약세까지 더해지면서 실적이 부진했다. 판매량은 122만6847대, 매출액은 22조7190억원으로 전년 4분기보다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8319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736억원)는 물론 지난해 3분기(1조9763억원)보다 줄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내수시장 부진 속에 하반기부터 불리하게 작용한 환율 여건 등 대외적 어려움과 함께 임금협상 장기화로 인한 공급차질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466만대 판매를 목표로 정했다. 또 외형 확장보다는 품질 경영과 내실 경영을 통한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이는 글로벌 업체들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가운데 원화 강세 지속과 엔화 약세 장기화로 수출 부문에서 수익성 및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가 10% 상승하면 현대차는 2조원 이상의 매출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의 ‘최근 엔화 약세와 자동차산업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원·엔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한국 자동차 수출액은 12%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제 전문가들은 향후 엔화 약세가 고착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품질 경영 등 비가격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며 “올해 현지화 전략, 고부가가치 차종 확대, 원가절감 노력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차는 내수시장에서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소형·디젤 수입차에 맞서 아반떼 디젤을 출시하고 ‘유로 패키지(유럽형 성능·사양을 추가한 차량)’를 선보이는 등 라인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