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과거의 그 책 다시 펴면 변화된 내가 보인다

입력 2013-01-24 18:25


리리딩/퍼트리샤 마이어 스팩스(오브제·1만8000원)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한 번 봤던 책을 다시 읽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왜 책을 다시 읽는 걸까. 수많은 신간과 의무적으로 봐야 하는 책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과거에 마주한 책을 다시 대면하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진 않을까.

미국 예일대에서 20년 넘게 영문학을 가르친 저자는 이런 의문을 품고 이색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바로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읽은 책을 1년 동안 다시 읽어보는 시간을 갖기로 한 것. 프로젝트의 시작은 여섯 살에 처음 읽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였다. 저자는 이 소설을 통해 과거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느낀 기쁨이 되살아나는 감정을 느낀다. 1950∼70년대를 대변하는 대표작들을 선정해 다시 읽는 작업도 진행했다. ‘행운아 짐’ ‘호밀밭의 파수꾼’ ‘황금 노트북’….

저자는 다시 읽기 작업을 통해 과거 읽은 책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기쁨도 만끽하지만 한때 좋아했다는 사실이 창피할 정도로 실망스러운 책들도 발견한다. 그는 “책은 우리가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며, 또한 다시 읽기를 통해 시간의 경과에 따른 정체성의 변화를 측정하게 해준다”고 말한다. 역자는 국민일보 이영미 기자.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