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朴 커터칼 피습때 위로편지 보냈다
입력 2013-01-24 00:47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커터칼 테러를 당했을 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로부터 위로편지와 함께 건강회복을 위한 쇠고기 등을 전달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박 당선인이 한나라당 대표였을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유정복 의원은 2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병원에 입원했던 당선인에게 국내외 많은 인사들이 편지를 보냈지만 아베 총리는 쇠고기를 보내 무척 인상적이었고 뚜렷이 기억난다. 우리나라에는 그런 문화가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7년 전 일본 관방장관이었던 아베 총리는 박 당선인이 중상을 입은 지 열흘 후인 6월 1일 한국을 방문하는 언론인 와카미야 기요시를 통해 편지와 고베산 쇠고기 20만엔어치, 과자 마메겐 등을 전달했다. 아베 총리는 편지에서 “깊은 슬픔과 함께 근심이 돼 편지를 쓰게 됐다. 하루속히 회복해 정치활동을 재개하면 무척 기쁠 것”이라며 “일본에서는 수술 받은 사람들에게 쇠고기를 먹게 해 빨리 건강을 회복하게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주지 말고 직접 드시라”고 당부했다. 이어 “양국은 같은 민주주의, 가치관과 목표, 공통의 이상과 염원 등 많은 공통점이 있다. 우리들이 이러한 공통점 위에 양국 관계를 최종적으로 형제와 자매 관계처럼 구축해 일·한 관계를 악화시키는 일련의 일들을 극복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박 당선인은 퇴원한 뒤 아베 총리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답장을 보냈다고 한다.
아베 총리는 주한 외교사절을 각국 정부 대표로 초청한다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방침에 따라 2월 25일 취임식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대신 박 당선인이 취임한 뒤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를 처음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 ‘편지 외교’로 친분을 다진 두 사람이 최근 악화된 한·일 관계를 전향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