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9200억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청산 검토… 강원도, 정부가 매입 안 해줘 회생 어렵다고 판단
입력 2013-01-23 21:17
강원도가 약 9200억원의 빚을 안고 있는 알펜시아리조트를 청산하기 위한 법률 검토에 들어간다.
강원도는 23일 알펜시아 스포츠파크지구의 정부 매입이 불발로 그칠 경우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 알펜시아를 청산하는 방안에 대한 법률 검토를 진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도는 그간 정부에 알펜시아의 국가 매입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으나 정부의 미온적인 입장만 확인했다.
알펜시아는 9199억원에 이르는 부채를 안고 있고,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자로 1903억원을 지출했다. 도는 올해까지 300억원의 현금출자, 자산매각 790억원, 150억원 상당의 강원랜드 주식 매각 등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부채 규모가 너무 큰 데다 알펜시아 콘도와 골프회원권 등 분양률이 26%에 머물고 있어 알펜시아 회생의 한계점에 부닥친 상황이다.
도는 오는 6월까지 경영정상화에 대한 진척이 없을 경우 올해 만기도래하는 5300억원에 대한 공사채 발행을 연장 신청하지 않는 방식으로 청산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강원도가 모라토리엄(채무지불유예)을 선언할 경우 채권단에서 알펜시아를 압류, 경매에 넘기는 수순을 밟게 된다.
도는 알펜시아 운영사인 강원도개발공사의 순자산이 3400억원에 불과해 도개발공사의 자산을 모두 매각한다고 해도 공사채 9199억원을 모두 갚기에는 역부족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는 채무 여파가 강원도까지 미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정부법무공단과 파산 및 청산 전문 로펌 등에 법률 검토를 의뢰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강원도는 자체 능력으로 알펜시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극한 상황에 놓였다”며 “알펜시아 청산에 대비해 강원도와 도개발공사의 법적 책임범위 등에 대해 법률적 검토를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또 “알펜시아는 경기장, 숙소 등이 갖춰져 있어 최악의 경우 경매로 이를 넘겨받은 당사자가 시설을 철거하거나 사용을 허락하지 않을 경우 2018동계올림픽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도는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2006년부터 올해까지 1조6836억원을 투입, 평창군 대관령면 4.91㎢ 면적에 스키장과 스키점프 경기장, 특급호텔, 골프장 등을 갖춘 알펜시아리조트를 조성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