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토, 방치되는 시골학생 많다… 부모 돌봄 못받는 군·읍·면 초중고생 도시의 2배

입력 2013-01-24 00:39


대도시가 아닌 군·읍·면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일수록 학교를 가지 않는 토요일에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해 ‘주5일 수업제’가 전면시행된 이후 군·읍·면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일수록 대도시와 중소도시에 비해 토요일에 부모와 함께 있는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평가원은 같은 해 7~9월 전국 초·중·고교생과 학부모·교사 등 38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지난달 20일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토요일에 부모가 자녀를 돌봐주거나 함께 있는지에 대해 ‘아니요’라고 답한 392명의 학생 중 군·읍·면 지역 학생은 201명으로, 대도시(91명)나 중소도시(100명)의 학생들에 비해 약 2배 많았다.

‘노는 토요일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대한 답변은 면담조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평가원이 충남의 한 중학교와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각각 6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충남의 학생 가운데 3명은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고 했지만 나머지 3명은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한다고 답했다. 교육청이 운영하는 토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도 2명뿐이었다. 반면 서울의 학생 6명 가운데 5명은 학원 수업을 듣는다고 답했다. 학교에서 토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지만 참여하는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

서울 등 대도시 학생들은 교과 공부나 학원·과외 때문에 학교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교육청이나 지역사회 기관 등 학교 밖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이나 과외 등 사교육을 받느라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토요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대도시 학생은 모두 126명으로 군·읍·면 학생들(76명)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한편 주5일 수업제 정착을 위해 학교에서 담당해야 할 역할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서 자기주도적 학습 프로그램을 꼽은 비율이 약 4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평가원 이미숙 책임연구원은 “학생들을 면담한 결과 토요일에 아무것도 하지 않아 무료하다고 하면서도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의욕이 없었다”며 “특히 방치되고 있는 군·읍·면 지역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정규 교과과정에서 적절한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