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삼성-LG 디스플레이 분쟁 접점찾나

입력 2013-01-23 19:24

치열한 법정 공방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사이에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는 23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LG디스플레이와의 특허소송에 대해 “건설적인 방향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분위기를 조성한 것은 정부였다. 전날 김 사장은 김재홍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을 만나 식사를 하며 디스플레이 관련 기술 유출과 특허 분쟁에 대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실장은 지난 18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을 만나 같은 내용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특허분쟁 관련 담당인 김 실장이 직접 나서 양사의 입장과 의견을 듣고 타협점 모색에 나선 것이다. 최근 중국, 대만 등 경쟁업체의 추격이 거센 상황에서 국내 기업 간 싸움은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 사장도 정부와의 만남을 가진 뒤 “삼성이 결자해지(結者解之)한다면 감정싸움을 그만하고 특허에 대해 주고받을 게 있는지 함께 이야기해볼 수 있다”며 타협 가능성을 내비쳤다. 소송을 시작한 삼성디스플레이 쪽의 적극적인 협상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한 사장은 “(양사가) 서로 디스플레이 특허에 대해 위반한 것을 살펴보며 협상할 수 있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유출에 대한 혐의를 시작으로 약 10개월에 걸쳐 7건의 민사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주고받았다. 최근엔 특허소송 범위를 액정표시장치(LCD) 분야까지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존심 때문에 손을 내밀고 싶어도 내밀지 못할 것”이라며 “정부가 화해의 장을 만들어 줬으니 두 회사도 이 기회에 손을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