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역동성을 찾아라” 다보스 포럼 개막… 지속가능한 성장 논의

입력 2013-01-23 21:52

“경기 침체로부터 세계 경제를 재건할 유연한 역동성(Resilient Dynamism)을 찾아라.”

2500명의 세계 정·재계 지도자들이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된 제43차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 연례회의에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새로운 활력을 찾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유연한 역동성’을 주제로 5일간 진행되는 이 포럼에는 무게감 있는 글로벌 리더들이 다수 참가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 등 주요국 정상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등 국제기구 수장들이 참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특사인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을 비롯해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박태호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한덕수 무역협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30여명이 참석한다.

포럼에서는 크게 글로벌과 지역, 산업, 비즈니스 4개 분야의 의제를 다룬다. 특히 일본의 무제한 금융완화 정책 등 최근 환율 전쟁으로 치닫고 있는 각국의 통화 정책과 세계적인 청년 실업, 알제리 인질 사태로 불거진 테러위협 등도 현안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그 외에도 국제금융시스템 개선, 보호주의와 국수주의가 경제협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해소할 방안, 혁신을 통한 글로벌 경쟁 및 산업 활성화, 안정적인 천연자원 공급 대책 등이 포럼 의제 목록에 올라있다.

이번 포럼은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어떤 극복 방안이 논의될지 주목된다.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포럼 개막 전날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포럼에 참가한 CEO들을 포함해 전 세계 CEO 1330명 중 올해 자신의 기업에 대한 성장 전망을 ‘매우 확신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36%에 그쳐 2011년의 48%와 2012년의 40%를 밑돌고 있다. 특히 한국 CEO들은 6%만이 올해 사업을 밝게 전망한 것으로 나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다보스 포럼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포럼이 열리는 다보스가 스키 리조트라는 것을 비꼬아 ‘최고위층들의 스키 파티’라는 비아냥이나 까다로운 참가자격과 고액의 참가비 때문에 ‘배타적인 고급 사교클럽’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포럼에 참석하려면 개인은 1인당 최소 7만1000달러(약 8000만원)에 달하는 참가비를 내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클라우스 슈밥 WEF 회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포럼이 부자 기업가들의 인맥 형성을 위한 ‘연설 매장(Talking Shop)’이라는 비판에 대해 “연설 매장이라는 표현을 ‘대화의 장(Place for dialogue)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며 “대화와 화해는 다보스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반박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포럼이 열리는 다보스 콩그레스센터 등에 올해 말까지 총 340㎾의 태양광 모듈을 설치해 기증하기로 했다. 한화는 다보스 포럼의 친환경 정신에 동참하는 의미로 기증식을 가졌으며, 태양광 모듈이 설치되면 연간 20t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를 얻게 된다고 밝혔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