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표심은 충동적” 발언… 박준영 전남지사 물세례 봉변

입력 2013-01-23 19:12

지난 대선에서 야권 후보에게 몰표를 던진 호남 표심을 ‘충동적’이라고 발언했던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도의원으로부터 물세례를 받았다. 도지사가 도의원에게 직접 봉변을 당한 것은 1991년 지방의회 개원 이래 처음이다.

통합진보당 안주용(47·비례·기획사회위) 전남도의원은 23일 오전 11시20분쯤 제274차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2013년 도정 업무보고를 하던 박 지사의 얼굴 등에 종이컵에 들어 있던 물을 끼얹었다. 본회의장 맨 앞자리에 앉는 안 의원은 이날 박 지사가 5m 앞 단상에서 업무보고를 시작하자 물이 든 종이컵을 손에 들고 다가가 물을 뿌리며 “도민을 모욕하고 도의회의 사과 요구를 거부한 도지사를 인정할 수 없다”고 고함쳤다. 박 지사는 잠시 보고를 중단하고 얼굴과 양복 상의의 물을 닦은 뒤 보고를 마쳤다.

김재무 도의회 의장은 임시회 개회 첫날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하자 정회를 선언했다. 이어 안 의원에게 본회의장 출입제한 조치를 내린 뒤 20여분 만인 오전 11시45분 의사일정을 재개했다.

안 의원은 오후 성명에서 “도 행정을 책임지는 자리에 서기까지 도민들이 보내준 압도적 지지가 왜곡됐다”며 “자신의 처지에 따라 신의를 저버리는 행위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무안=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