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처리 어떻게] 與 ‘부정 기류’ 갈수록 확산… 의원총회서 난상토론

입력 2013-01-23 22:20


23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는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해 “결정적 하자가 없다”는 원내지도부와 달리 의원들의 인준 반대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 “이번 인사청문회를 할 때 봤듯이 이제는 청문회 무용론까지 나오는 단계”라며 “사상 최악의 청문회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인사청문특위 간사인 권성동 의원도 전날과 비슷한 입장을 견지했다. 권 의원은 의총 중간 기자들과 만나 “특정업무경비 문제도 이 후보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제도적이고 조직적 문제인 만큼 이 후보자에게 책임을 묻는 건 가혹하다”며 “최종적으로 국회 표결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국회법 정신에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거셌다. 박민식 의원은 의총 후 “(이 후보자에 대한) 결격 사유 유무를 뛰어넘어 통합의 리더십, 사회갈등 치유 노력 등 헌재 소장으로서 위신이 있어야 하는데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이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태흠 의원도 “헌재 소장은 도덕성 측면에서 장관보다 더 엄격한 잣대가 적용돼야 하는데 이 후보자를 놓고 지저분한 의혹이 수십 건 나오지 않았느냐”며 “자진 사퇴하도록 하든가 청문 심사경과보고서를 ‘부적격’으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재선 의원은 의총 후 “어디서 그런 X를 데려왔느냐”고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다른 재선 의원도 “임명동의안이 표결로 가면 당내에서 반대표가 상당히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전날까지 적격 의견을 유지했던 특위 위원인 안효대 의원은 의총 후 “이 후보자가 결정적 하자는 없지만 하자가 없는 것과 후보자 자격이 있다 없다 하는 문제는 별개”라고 한발 물러섰다. 이 후보자에 대한 ‘유보’ 의견을 표명했던 김성태 의원은 “청문특위 위원 중 한 사람으로서 적격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의진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모두 12명이 의총에서 발언했고, 이 후보자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분 중에는 찬반이 절반씩 갈렸다”고 말했다.

현재 새누리당 의석은 과반을 살짝 웃도는 154석으로 당내 반대 기류를 감안하면 본회의 표결에 부치고도 임명동의안 처리에 실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내에선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 후보자 문제로 더 시끄러워서는 안 된다며,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의총 후 “아직 당론을 정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