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포기 선언] 정부 “모든 가능성 대비” 美대표 “핵실험은 실수하는 것”
입력 2013-01-23 20:19
북한의 3차 핵실험 위협에 정부는 표면적으로 “반발은 예상했던 것”이라며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핵실험 강행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판단 아래 만일의 사태 대비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3일 방한하는 등 한·미 양국의 공조도 강화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3차 핵실험 강행 여부에 대해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아마추어가 아닌 이상 대응 시나리오 1·2·3·4를 준비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이 정도 반응은 과거에도 있었기 때문에 예상했었다”면서 “어떻게 대응할지는 관련 우방국과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데이비스 대표는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우리는 북한이 국제 공동체 일원으로서 더 이상 추가 도발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실수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스 대표는 24일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들과 만나 유엔 대북제재 결의 채택 이후 양자제재, 대북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미 양국은 우선적으로 북한의 3차 핵실험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면 새로운 차원의 대북 제재가 준비돼 있다”며 “북한이 잘못된 판단을 내리지 않기 위한 시그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의 시나리오에는 북한이 3차 핵실험 카드를 버릴 경우 남북관계 개선과 함께 대북 인도적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소식통은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한반도의) 긴장도 완화도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을 막기 위해 기존 한·미·일 공조 체제에 더해 이번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과정에서 전향적 태도를 보인 중국에도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데이비스 대표는 29일까지 중국과 일본을 잇달아 방문해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만날 계획이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