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목사의 시편] 나라를 걱정하는 교회가 되자

입력 2013-01-23 20:52


정권이 바뀌는 현 시국에서 감사원과 국정원이 갑자기 언론의 도마에 올랐다. 감사원의 경우에는 현 정부 내내 사실상 별다른 이견을 내지 않던 4대강 사업을 최근 느닷없이 비판했기 때문이고, 국정원의 경우에는 대선기간 동안 불거진 문제들 외에도 탈북자를 담당하던 서울시 공무원이 간첩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방치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감사원의 경우, 감사원장의 임기가 법적으로는 2015년까지 보장된다는 점에서 ‘줄 바꾸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사고 있다.

두 기관의 공통점은 역대 정권의 실세들이 기관장으로 임명되는, 따라서 막강한 권력과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관이라는 점이다. 그만큼 두 기관은 기타 정부부처들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이 원칙대로 소신껏 일할 수 있는 정부기관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실세 기관들마저 윗선의 눈치를 보며 원칙 없이 일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사회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기타 정부부처들과 공공기관들의 업무는 말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현 정부의 초기에 한 공무원이 스스로를 ‘영혼 없는 공무원’이라고 표현했듯, 대다수의 기관장들과 이하 공무원들이 아무런 원칙과 소신도 없이 정권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의 시급한 당면과제 중에 하나는 바로 정당한 절차에 따라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을 지키기 위하여 권력의 정점에 서 있는 지도자들부터가 정치적 생명을 거는 결단을 내리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헌법재판소장 후보의 인사청문회는 매우 중요하다. 헌법재판소장 후보뿐만 아니라 인사청문회를 통해 검증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국회의원들도 자신들의 정치적 생명을 걸어야 한다. 헌법재판소라는 국가의 법적 기초를 다지는 기관의 장이 법조계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 앞에서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어야 함은 당연하다. 자랑스럽고 당당한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하여 나라의 근간을 책임진 기관의 장을 최고의 인물로 뽑을 책임이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의 어깨에 놓여 있다.

‘정의의 하나님’을 고백하고 믿는 우리 교회들도 할 일이 있다. 이제껏 대다수의 한국교회들은 우리나라에 정의를 세우는 일에 무관심하거나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이 나라가 하나님 앞에서 잘못된 길을 간다면 이 땅의 교회들도 결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가슴에 뿌리내리게 하자. “오직 정의를 물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같이 흐르게”(암 5:24) 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처럼 이 나라에 ‘정의의 강’이 흐를 수 있도록 사회 곳곳에서 능동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되자. 이 나라의 지도자들이 국민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그들을 향하여 바르고 소신 있는 말을 해주자. 온 국민이 정파와 이념을 넘어 하나가 되어, 이 나라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해내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자.

<꿈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