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영 장로 칼럼 - 종교인과 신앙인 (34)] 원로를 공경하는 교회

입력 2013-01-23 12:47


수년 전부터 은퇴목사님들을 초청해 식사를 나누고 의미있는 시간을 갖는 갈렙 은목회를 지원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은퇴한 목사님들과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눌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종종 노년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만 의지하고 살아왔는데 세월이 갈수록 외로움과 분노가 생긴다는 말을 듣는다.

그래서 어떤 때는 기도도 안 되고 찬송도 안 되는 고독감과 외로움을 느낄 때가 많다고 한다. 무엇이 은퇴목사님들을 서운하게 만드는 것일까?

이 중 어느 한 목사님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자신은 몇 몇의 교인과 더불어 개척교회를 시작하여 40여년 무릎 꿇고 기도하면서 대형교회를 만들었으니 이제 후임목사에게 물려주고 이제는 편안하게 노후를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한다.

그 교회에서 원로 목사에 대한 사례비도 나오고 건강도 좋아 그동안 하지 못했던 여행도 하면서 여유롭게 지낼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난 후 교회와 보이지 않는 갈등을 겪게 되었다고 한다.

이 원로 목사님과 함께 개척교회를 시작한 교인들의 나이도 이제는 70대가 넘고 거의 은퇴해 모든 것을 다 접고 교회가 그 모든 생활의 중심이 되어 살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교회에 봉사를 못했으니 교회생활에 열심을 내고자 했다고 한다. 그리고 교회의 행사나 예배에 열심히 참석하곤 했다.

그런데 새로 초빙된 목사님의 설교가 나이든 교인들에겐 안 맞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최대한 이해하고 수용하려 했지만 복음적인 내용이 별로 없고 십자가를 바탕으로 한 말씀도 없이 철학적이고 지적인 면만 강조된 설교가 계속됐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비 신앙적이라고 느끼는 부분에 대해 말을 해보라고 했더니 정말 경건하게 여겼던 강단에 드럼과 전자기타가 올라가 있고, 찬송가 대신 CCM만 불러대니 교회생활에 적응하기가 힘들다고 하소연을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교회 성도 중 노인들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고 젊은이들만이 교회의 주인이라고 설교 때 계속 강조하니 사실 소외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런 이야기를 원로 목사께 성도들이 자주 전하니 마음이 아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목사님 후임 목사님에게 십자가, 복음적인 설교를 해달라고 말씀 좀 해주세요”라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이 원로 목사님의 마음은 너무 슬프고 자신의 책임도 있다고 여겨지고 하나님 앞에 부끄러워 눈물 흘리며 기도만 한다고 했다.

그 목사님은 그 일로 인해 우울증이 왔다고 나에게 말씀하셨다. 어느 교회에서는 나이 들었다고 성가대에서 강제로 쫓아냈다고 하소연하는 소리도 들었다. 그리고 노인대학도 예산절감을 위해 활동을 중단시킨 교회도 있다고 한다.

“하나님 우리 나이 들고 외로운데 어디로 갑니까? 젊어서 헌신하여 교회세우고 봉사해서 손가락이 휘었는데 이제 교회가 저희를 외면합니다”라는 한 권사님의 기도내용도 들었다.

신학은 하나님을 아는 학문이다. 그것은 목사님만의 전유물이 아닌 동시에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해온 모든 성도들도 신학자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아는 하나님의 말씀을 두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십계명 중 제일 중요한 일계명이 “너는 나 이외에는 다른 신을 네게 두지 말라”이다. 그리고 땅에서 지킬 계명 중 제일 첫째 계명은 제 오계명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는 말씀이다. 영혼의 하나님을 공경하고 땅에서는 육신의 부모를 공경하라는 것은 신학의 중요한 부분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의 교회는 많은 성도들의 기도와 헌신, 봉사로 이룩됐다. 그 어느 누구도 중요하지 않은 구성원이 없다. 밑이서 끌어주고 위에서 당겨주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그리스도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하나님 이 슬픈 마음을 위로하여 주시옵소서. 우리는 십자가를 붙들고 악한 세대에 물들지 않게 우리의 자손을 교육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올바른 복음주의 신학이 목회자들에게 이어질 수 있게 하여주시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정통신앙이 우리 후대에도 지켜질 수 있게 하옵소서 무엇보다 노인을 공경하고 그들의 가르침을 경청할 수 있는 교회들이 되게 하옵소서.”

이런 내용의 간절한 기도를 드려본다.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 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