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의사 210명에 45억 리베이트

입력 2013-01-23 01:17

국내 유명 제약회사가 200명이 넘는 의사들에게 수십억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가 경찰에 포착됐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CJ제일제당이 의료인 210여명에게 45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이 회사 임직원 10여명을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22일 밝혔다.

CJ제일제당은 2010년 5월부터 2012년 2월까지 국내 병·의원 의사, 공중보건의 등에게 자사 약품을 처방해주는 대가로 많게는 일인당 수천만원씩의 리베이트를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해당 의사들에게 자사의 법인카드를 빌려줘 쓰게 하는 방식 등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법인카드 사용액이 큰 의사들을 우선 수사대상으로 분류하고 처벌 대상을 선별 중이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CJ그룹 계열사 사장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최근 소환조사했으며, 조만간 사법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CJ제일제당의 리베이트 제공 건은 지난해 초 충남 지역의 한 보건소에서 근무하던 의사 B씨가 CJ 측에서 발급된 신용카드를 사용한 뒤 본인의 카드에 포인트를 적립한 사실을 경찰이 확인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이와 비슷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CJ 측 직원들로 수사 범위를 확대해 제약사 관계자로부터 전국적으로 불법 리베이트가 벌어지고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CJ 측이 의사나 약사에게 신용카드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줬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 본부 영업직 직원 수백명의 카드 사용 및 발급내역 등을 압수수색해 분석하기도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CJ측과 의료인에 대한 처벌 규모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곧 처벌 대상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번 발표는 경찰의 최종 수사 결과가 아닌 것으로 안다”며 “혐의 내용이 적시되면 그에 따라 해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1984년에 문을 연 CJ제일제당 제약사업본부는 제약협회에 등록된 200여개의 제약사 가운데 상위 10위권 내로 꼽히고 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